에픽하이 ‘에로 버전’공연 볼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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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소극장 콘서트 ‘현재상영중’을 여는 에픽하이의 미쓰라·타블로·투컷(왼쪽부터). [사진 YG엔터테인먼트]

30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만난 힙합그룹 에픽하이는 다소 초췌해보였다.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멤버들이 어제 밤을 꼴딱 샜다”고 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31일부터 8월 9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선보일 공연 ‘현재상영중’을 위한 준비와 최근 타블로가 대표로 설립한 YG 산하 레이블 ‘하이그라운드’ 소속 밴드 혁오의 표절 논란 탓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공연장소에서 진행됐다. MBC ‘무한도전 가요제’로 급부상한 신인밴드 혁오를 하이그라운드가 영입한 터라 관련 질문이 많았다. 혁오가 지난 1월 발표한 노래 ‘판다 베어’(Panda Bear) 관련 표절 논란이 일고 있고, 리더 오혁이 SNS에서 “저는 표절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직후다. 타블로는 “훗날 되돌아봤을 때 지금 받고 있는 관심과 사랑에 걸맞은 발자취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재능있는 뮤지션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데뷔 12년차 그룹이자,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북미 투어까지 소화한 에픽하이에게 이번 공연이 뭐가 그리 벅찰까 싶다. 멤버 투컷은 “가사 외우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공연은 관객이 현장투표로 공연 테마를 정하게 했다. 액션·휴먼·멜로·공포·SF·에로 등 6가지 장르 중에 많은 표를 받은 3가지 장르를 공연한다. 장르에 따라 노래를 선곡해 놨지만, 어떤 장르가 뽑힐지 모르니 결국 모든 노래의 가사와 춤 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회차 공연을 다 가는 ‘올콘’ 팬을 위해 기획했다. 지난해부터 공연 때 부를 노래 목록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하다가 관람객들과 함께 만드는 공연을 하자고 아예 이런 기획을 했다”는 게 타블로의 설명이다.

 사전 투표를 통해 팬들의 기대감이 가장 높았던 것은 에로 버전이다. 타블로는 “‘에로’를 이렇게 좋아할지 예상 못했다”며 “빅뱅의 노래 ‘배배’를 에픽하이 에로 버전으로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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