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소폭 반등 … 증권가 “당분간 중국 영향으로 조정 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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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충격에도 28일 국내 증시는 선방했다. 28일 코스피는 3일 만에 소폭 상승했다. 장 초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했지만 기관의 대량 매수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29포인트(0.01%) 오른 2039.10으로 마감했다. 오전 9시31분 2016.04까지 내려가며 2010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개인(877억원)과 외국인(1322억원)의 매도 행렬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관(1824억원)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코스닥은 3일 연속 하락했다. 전날 3% 이상 내려갔던 코스닥 지수는 이날도 5.80포인트(0.77%) 하락한 745.24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740 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기관의 매도 속에 오전 10시37분 722.88까지 내려갔다. 오후 들어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에 하락폭을 줄였다. 달러당 원화 값은 전날보다 소폭(2.1원) 오른(원-달러 환율 하락) 1164.9원에 마감했다. 전날 3년1개월 만에 장중 1170원대를 돌파한 원화는 이날도 오전 10시30분에 1170.55원까지 거래됐다. 중국 증시가 하락폭을 줄이고 수출업체의 월말 달러화 매도 물량이 이어지며 오름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는 앞으로도 국내 증시가 변동성 큰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며 “큰 틀에서 한국도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이라 중국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만큼 국내 증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론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은 일부 중국 수혜주의 옥석을 가리는 기회란 분석도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 등 지나치게 상승했던 종목이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시각은 아직 유보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와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중국 증시 급락이 한국 증시의 구조적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자의 일시적 심리 위축을 불러올 순 있지만 증시 급락으로 이어질 정도의 연관성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한국 증시가 중국보다 미국·유럽 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게 근거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해 중국 증시가 많이 오를 때 한국 증시가 안 올랐기 때문에 떨어질 때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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