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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키성장 35년 외길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알레르기 비염 원인 없애야 숨은 키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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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 접근하는 키 성장 치료는 양방과 조금 다르다. 성장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것이 양방적 접근이라면 한방에서는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얼굴사진)은 “알레르기 비염처럼 키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없애고 키가 자랄 수 있는 토양(체질)을 튼튼히 하는 것이 한방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남선 원장은 국제동양의학회와 일본동양의학회 같은 굵직한 학회에서 매년 한방 치료와 키 성장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40만 명 이상 진료한 경험을 기반으로 성장에 특화한 한약도 개발했다. 키 성장 분야에서 35년 외길을 걸어온 김남선 원장에게 숨은 키를 찾는 한방 치료를 들었다.

-체질 개선과 키 성장의 연관성은.

“병원에 마스크 소녀란 별명을 가진 17세 여학생이 찾아왔다. 콧물·코막힘·재채기가 심해 초등학생 때부터 마스크를 썼다고 했다. 내원했을 때 키가 1m60㎝였는데 비염과 키 성장 치료를 동시에 받은 후 1m65㎝까지 자랐다. 한방에서는 인위적으로 키를 늘리기보다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제거한다. 키가 작아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 중 90% 이상이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다.

비염은 코 호흡을 방해한다. 코가 막혀 냄새를 잘 맡지 못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키 성장에 중요한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입으로 쉬는 얕은 숨은 깊은 잠을 방해한다. 성장호르몬은 밤 11시에서 새벽 3시 사이에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분비가 준다.”

-키 성장에 사용하는 한방 치료는.

“녹용·녹각은 성장 치료에 쓰이는 주요 한약재다. 판토크린이란 성분이 풍부해서다. 판토크린은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게 돕고, 성장판을 자극해 골밀도를 높인다.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도 뛰어나고 성호르몬 균형을 맞춰 준다. 녹용·녹각을 주성분으로 한 성장 특화 한약이 병원에서 개발한 김씨영동탕과 YD1104성장원이다. 김씨영동탕은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서 키가 잘 안 크는 아이에게 쓴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을 ‘수독(水毒)’으로 본다. 체내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차가워져 수독이 쌓이고 콧물·코막힘·아토피 증상으로 나타난다. 율무 같은 한약재는 성장판 연골에 찬 수독을 빼주는 기능을 한다. YD1104는 뼈가 잘 자라지 않아 키가 작은 아이에게 효과적이다. 녹용·녹각에 홍화씨·토사자 같은 성분을 더했다. 홍화씨는 약한 뼈를 튼튼히 하고 토사자는 근육을 강화한다. YD1104를 투여하면 1년에 3~4㎝밖에 크지 않던 어린이가 10㎝ 이상 자란다.”

 -X선에서 성장판이 닫혀 있으면 키 성장을 포기해야 하나.

 “아니다. 숨은 키를 찾아내면 충분히 더 클 수 있다. 병원을 찾은 19세 남학생은 비염이 있었고 키가 1m70cm에 그쳤다. 1년 동안 김씨영동탕을 처방했는데 이후 키가 5cm 더 자랐다. X선상에서는 성장판이 닫혔더라도 성장판의 3~5% 정도는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사진이 완벽하게 판별해 내지 못해서다. 이런 경우 여학생은 17세, 남학생은 20세까지 약 3~5㎝ 더 클 수 있다. 발목뼈·무릎뼈는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부위지만 관절과 척추는 성장판이 늦게 닫힌다. 이 부위를 한약과 침 치료로 집중 자극해 키를 키운다.”

-키 성장 치료에 좋은 시기는.

“또래보다 평균키가 작으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4~6세에 평균보다 키가 작으면 성인이 돼서도 평균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여름방학은 아이 키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키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내고 키 성장 치료를 받는다. 평소에는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치료에 집중하기 어렵다. 하루 30분 햇빛을 쬐며 운동하고, 오후 10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여름철 유의해야 할 생활습관이 있다면.

"덥다고 차가운 음식만 찾아 먹으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위에서 소화를 돕는 효소액은 37도에서 활발히 분비된다. 그렇지만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위장 온도가 낮아진다. 온도를 높이기 위해 에너지가 소모되고, 소화액이 더디게 분비돼 소화불량이 된다. 찬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자주 챙겨 먹어야 한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알레르기 체질을 바꿔주는 항히스타민 효과가 있다. 티백 하나를 세 번 정도 우려 수시로 마셔주면 도움이 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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