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사무실을 차리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전화금융사기를 해온 일당이 적발됐다. 태국 현지에 경찰을 파견하고 태국의 주재관, 인터폴과 공조한 결과다.
경찰청 외사국은 태국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전화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로 선모(33)씨 등 32명을,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박모(40)씨 등 36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25명을 국내로 송환해 17명을 구속하고 8명에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43명도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태국 방콕에서 콘도를 임대해 인터넷 전화와 컴퓨터를 설치하고 금융기관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해 119차례에 걸쳐 8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 36명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게임사이트를 개석해 배팅금으로 입금된 돈 5억1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은 최근 중국 내 보이스피싱 콜센터 단속이 강화되자 보이스피싱 일당이 활동무대를 태국으로 옮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태국은 무비자로 90일간 체류할 수 있고 콘도의 객실을 이용하면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 ”계속해서 전화금융사기와 인터넷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외국 경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