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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교수 확보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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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내 대학들이 신임 교수를 제대로 충원하지 못해 홍역을 앓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학구조개혁 차원에서 올해 4월 1일까지 전임교수 확보율을 55%까지 높이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교수 충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당수 대학은 3월 1일 현재 신규 교수 채용 목표를 50~60%밖에 채우지 못했다.

대학이 전임교수 확보율을 달성하지 못하면 연간 최고 50억원의 정부 재정 지원이 중단돼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들이 교수를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전임교수 확보율 기준 시점을 4월 1일(1학기)에서 9월 1일(2학기)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1일 교육부와 대학들에 따르면 올 1학기 교수 채용 결과 동국대(서울)는 26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13명만 선발했고, 세종대도 12명 모집에 선발인원은 6명에 그쳤다. 연세대는 채용 목표(50명)의 60%(30명), 고려대는 채용 목표(108명)의 절반(53명)만 채웠다. 전동훈 경희대 기획조정실장은 "예년의 교수 채용률이 목표 대비 70~80%에 이르던 것에 비하면 크게 저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희대는 이달 초 추가로 교수 채용 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받고 있으며 성균관대는 이달 말, 한양대는 다음달 중 교수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일각에선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대학 구조개혁 방안'을 확정, 발표하면서 전임교수 확보율을 제시해 준비기간이 촉박했던 것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종순 건국대 기획처장은 "여러 대학이 한꺼번에 많은 교수를 채용하려다 보니 기대수준을 충족시키는 실력 있는 교수를 뽑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박사가 8399명 배출됐고,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인력도 1841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지방대의 교수 채용 과정에 '외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서울 B대 김모(행정학) 교수는 "지방대 등 일부 대학에선 해외 대학이나 국내 유명 대학을 나온 우수한 인력은 기존 교수들이 불편해질 수 있다거나 채용을 해도 금방 떠날 것이란 이유로 일부러 뽑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임교수 확보율=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에 정해진 계열별 법정 교수 수 대비 실제 확보하고 있는 교수 수의 비율이다.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학생 25명당 교수 1명을 두도록 돼 있는데 학생 수가 250명일 경우 법정 교수 수는 10명이 된다. 이 경우 실제 확보하고 있는 교수가 6명이면 전임교수 확보율은 60%다.

김남중.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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