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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보다 많은 군중 동원 … 73세 샌더스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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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워싱턴 AP=뉴시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후보(민주 5명, 공화 15명) 중 최고령자(만 73세), 무신론자보다 당선이 더 어렵다는 사회주의자, 대통령 선거인단수 공동 최하위(3명)인 버몬트주의 상원의원,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아닌 무소속 의원. 민주당 지명후보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프로필이다.

 이 중 어느 하나만 해당돼도 미 대선에선 결정적 약점이 된다. 그런데도 샌더스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바짝 긴장시킬 정도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두 달 전 6%에 불과했던 지지율은 지난주 19%로 껑충 뛰었다. 클린턴(59%)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민주당의 다른 세 후보가 모두 1%대에 그쳐 앞으로 ‘클린턴 대 샌더스’ 대결로 압축되면 돌풍이 불 수도 있다. 군중 동원력이 대단하다. 지난 1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행사장에는 1만1000명이 모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의 대선 주자 행사 중 최대 인원이 모였 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67),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52), 짐 웹 전 상원의원(69),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62) 등 민주당 출마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아이오와 행사에서도 샌더스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현재 이 나라는 6개의 덩치 큰 금융기관이 국내총생산(GDP)의 60%에 달하는 10조 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다”며 월가의 횡포를 막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샌더스는 또 ▶공립대학 무상교육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대를 내걸었다. 미국 정치전문지 ‘더 힐’은 21일 “샌더스가 현재 시간당 7.5달러인 최저임금을 두 배(15달러)로 올리는 획기적 법안을 22일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샌더스를 비판하는 이들은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 지적한다. 하지만 클린턴의 독주로 여겨졌던 민주당 후보지명전에 샌더스 바람이 부는 건 워싱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이 소외계층을 대변한 샌더스에 끌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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