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데이, 책 축제, 공동체 라디오 … 사회적기업 활동 문화의 향기 물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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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제공 등 소극적인 이미지를 흔하게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사회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더 나은 사회문화를 조성해 나가는 데에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로 기여하 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대표적으로 ‘마인드디자인’ ‘마포공동체라디오’ ‘와우책문화예술센터’ 등이 있다. 이들은 사회적기업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복 스타일링북 만드는 ‘마인드디자인’

점점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를 위해 창조적인 문화 콘텐트를 기획·실행하는 청년들이 있다. (예비)사회적기업 마인드디자인이다.

마인드디자인은 전통문화를 현대 대중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통문화의 활용성을 높임으로써 전통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홍보하는 사회적기업이다. 현대음악과 국악크로스오버·리메이크 작업을 육성하는 ‘칠석데이 페스티벌’, 전통문화유통채널 개발, 전통문화상품브랜딩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칠석데이 페스티벌’은 마인드디자인이 가장 주력하는 사업이다.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현대에 쉽게 즐길 수 있는 전통 문화 콘텐트를 기획함으로써 전통문화의 대중화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개최되는 콘서트 ‘2015 칠석데이’는 오는 8월 21일 서울 홍익대 앞 YES24 무브홀에서 진행된다. 마인드디자인은 오는 29일 전통문화를 융합시킨 음악 콘텐트 ‘사랑가’를 먼저 발매하고 8월 3일엔 한복 스타일링북을 선보인다. 마인드디자인 김민지 대표는 “사랑하는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장에서 20·30대가 전통 콘텐트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사항은 마인드디자인 홈페이지(www.mindd.co.kr)나 SNS(https://www.facebook.com/77da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책 읽는 사회 만든다 ‘와우책문화예술센터’

와우책문화예술센터는 책 읽기가 대중의 일상생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2005년 제1회 서울 와우북페스티벌 개최 이후 시민들에게는 책과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를, 출판사와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과 상수동 일대에 터를 잡고 있던 50여 개의 출판사들은 2005년 “우리나라에도 영국의 에딘버러 북페스티벌 같이 누구나 쉽게 책을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축제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홍대 앞 1㎞ 남짓한 주차장 거리에서 새로운 형태의 책 잔치가 열리게 됐다.

2007년엔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출범했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페스티벌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벗어나 일상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희망했다. 고심한 끝에 이들은 사회적기업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탄생한 와우책문화예술센터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외에도 와우어린이책놀이터·와우책시장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축제에 참여하는 출판사는 초창기 50여 곳에서 100여 곳으로 늘었다. 방문 인원도 매년 30만 명을 넘는다. 와우책센터는 독자·출판관계자·아티스트 모두가 책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와우책센터는 제10회 북페스티벌 때 ‘1인 출판사’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현진 사무국장은 “제작 환경이 어려운 1인 출판사들을 위해 알라딘의 후원을 받아 14곳의 부스를 마련했다”면서 “톡톡 튀는 콘텐트로 무장한 1인 출판사의 다양한 책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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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의 목소리 ‘마포공동체라디오’

서울 마포구에서 주파수 100.7MHz를 맞추면 마포구민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방송이 나온다. 바로 마포공동체라디오다. 공동체라디오는 공익적 목적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지역공동체의 욕구를 해결하고 있어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다. 국내 공동체라디오 사업도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마포FM은 하루 20시간의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 중이다. 매일 15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마포의 실버세대가 진행하는 ‘행복한 하루’, 인디음악의 산실로 홍대 문화를 담고 있는 ‘게릴라디오’, 국내 최초로 성소수자인 레즈비언들의 수다를 담은 ‘L양장점’ 등 각 프로그램에는 마포라는 지역의 특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포FM 방송 제작은 방송제작 교육을 거친 마포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마포공동체라디오 차재경 대표는 “방송환경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1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130여 명의 지역 자원봉사자와 300명의 후원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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