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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메르스 매출 손실 최악은 피했지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제약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곤혹을 치뤘다. 전체 처방실적 감소폭은 크지 않았지만 종합병원 의존도가 높은 상위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매출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의약품 원외처방실적은 7562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 줄었다. 최초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견된 5월 처방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4.9% 감소했다. 메르스로 혼란이 심했던 5~6월 두달간 처방실적은 1조 5342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94억 원(3.9%)가 사라진 셈이다.

▶종합병원 환자 떨어지니 상위·다국적 제약사도 힘들어

관련업계에서는 병·의원 등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줄면서 의약품 처방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실제 메르스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6월 한달동안 제약사 영업사원은 병·의원 방문을 자제하면서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됐었다. 앞서 제약협회는 메르스 여파로 매출액이 전월 대비 약 10% 정도 줄었다는 추정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메르스 발생 초기인 5월에는 1200억원, 6월에는 1500억원 정도다. 이 수치에는 공장재고 유지·관리 비용, 임상시험 지연 같은 간접적인 비용은 계산하지 않았다. 메리츠 종금 김현욱 연구원은 “우려했던만큼 대규모 매출 손실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매출인식 방식에 따라 3분기에 매출하락 실적이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스 매출 감소 여파는 상대적으로 대학병원 유통비중이 큰 상위 제약사나 다국적 제약사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르스는 종합병원 응급실·입원실 등을 중심으로 확산된만큼 사후관리와 예방조치 차원에서 진행된 외부인 출입 제한은 제약업체의 영업실적과 직결된다.

반면 동네 병·의원 매출 비중이 높은 중견제약사는 대학병원을 피해 이곳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처방실적 감소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의료기관 규모별 처방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대학병원 처방감소실적이 가장 컸다. 지난달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의 처방실적은 3393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6.9% 감소했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 처방액은 오히려 1.5% 늘었다.

▶헬스케어 사업 다각화가 메르스 실적 리스크 분산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도 메르스 위험을 분산시켰다. 현재 제약업계는 일괄약가인하 시행 후 3년 동안 전문의약품 중심인 사업모델을 꾸준히 바꿔왔다. 인구 고령화와 보건복지 확대정책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예산 규제 강도가 컸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지속적인 신제품 혹은 혁신형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한 전문의약품 비즈니스 모델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원료의약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에스테틱 등 종합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등 두가지 방식으로 사업을 다각화 했다. 특히 다양한 사업군을 확보한 종합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은 실적 다변화로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매출사업간 상호보완하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실제 한미약품·동아ST·종근당·대웅제약·한독·SK케미칼 등 국내 상위제약사는 물론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얀센·노바티스·MSD 등 다국적제약사 등 대다수는가 의약품 처방이 감소했다. 일부는 두자리수 이상 큰 폭의 처방실적이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종합병원 의존도가 높은 곳이나 메르스 감염 우려로 어린이의 외부활동이 줄면서 소아과·이비인후과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약사의 매출 손실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사라도 주력 품목에 따라 다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매출 인식 차이로 아직 메르스 매출 감소 여파가 완벽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의약품 처방·구매 등 판매했을 때 매출을 바로 인식하는 직접 유통은 6월에 바로 인식해 올해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의약품 도매상을 이용한 간접 유통방식을 활용한다. 유통재고 등 매출인식까지 약 1~2개월 동안 지연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매출 감소 여파는 3분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약을 꼭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의약품 처방이 줄어든 것”이라며 “메르스가 잠잠해지는 하반기에는 다시 전체 매출이 이전 상태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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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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