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하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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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거양득'의 식자재 기부 실험이 한창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홍콩에서 ‘푸드 엔젤’이라는 이름의 버려지는 식자재 기부 운동이 시행 중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슈퍼마켓이나 음식물 공급업자들로부터 버려지기 직전의 식자재를 제공받아 식사를 만든 후 독거노인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제공한다. 특정 지역센터 등에 노인들이 찾아와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자원봉사 청소년들은 간장을 친 두부와 밥, 삶은 양배추 등 그날 그날의 식재료를 조리해 어르신들에게 대접한다. 청소년들은 봉사의 보람을 얻고, 노인들을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동시에 외로움도 덜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아까운 식재료로 구할 수 있다. ‘레스큐(rescue,구조)’활동이라는 푸드 엔젤 활동은 빈곤한 이들을 구한다는 의미와 함께 버려지는 식재료를 구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푸드 엔젤측에 따르면 매일 홍콩에서 3600톤의 식재료가 그냥 버려지는데 그 중 4톤 정도를 재활용해 식사를 제공한다. 2011년 처음 푸드 엔젤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하루 30인분의 식사 밖에 마련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6000인분의 식사를 매일 제공한다. 푸드 엔젤 측은 낮에는 주로 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슈퍼마켓 등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되면 과일ㆍ야채ㆍ고기ㆍ생선 등 버려질 식재료를 수거해 온다.

홍콩은 2022년까지 음식물쓰레기를 40%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푸드엔젤 실험은 친환경을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하루 평균 1인당 쓰레기 생산량은 도쿄가 0.77㎏, 서울이 0.95㎏인데 반해 홍콩은 1.36㎏에 달한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출처=푸드엔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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