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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런포 날린 주효상, 넥센이 벌써 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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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통령배 첫날 가장 빛난 선수는 서울고 포수 주효상(18·사진)이었다.

 주효상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설악고와의 대회 1회전에서 4-1로 앞선 4회 초 상대 선발 최성영(18)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2타수 2안타·2타점을 기록한 주효상은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주효상은 지난달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다른 팀들이 투수를 선택한 가운데 주효상이 포수로는 유일하게 1차 지명선수가 됐다. 그는 오는 9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팀에도 합류한다.

 고교야구 최고 포수로 떠오른 주효상이 포수 마스크를 쓴 건 불과 2년 전이다. 유정민 서울고 감독은 “아직 실전 경험이 적어 프레이밍(포구)과 블로킹이 부족하지만 습득력이 좋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그를 선택한 넥센 구단은 “어깨가 강하고 움직임이 민첩한 게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주효상은 “전 감독님(김병효 감독)께서 ‘포수를 해보라’고 권유하셨을 때 사실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의 야디에르 몰리나처럼 강한 송구로 주자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까지 갖춘 주효상은 포수로는 드물게 왼쪽 타석에 들어서는 장점도 지녔다.

 주효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어머니 한영경(47)씨는 “나와 남편의 운동신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효상이에게 많은 기대를 걸진 않았다”며 “단지 아들이 즐기면서 운동을 하길 바랐다. 그래서인지 항상 재밌게 야구를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아들의 경기 전날에는 항상 산낙지를 밥상에 올려놓는다. 주효상은 “(산낙지의) 효과가 확실히 있다. 덕분에 오늘도 홈런을 쳤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입단이 확정된 넥센의 홈구장에서 터뜨린 홈런이라 의미가 더 컸다. 한씨는 “효상이가 1학년 때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쳤다. 그런데 목동에서는 홈런을 친 적이 없어 ‘이번 대회에서 꼭 홈런을 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주효상은 “가장 좋아하는 팀 넥센에 지명됐고, 넥센의 홈구장에서 홈런을 쳐서 정말 기쁘다”며 “프로에 가기 전 대통령배 2연패를 기필코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김원 기자, 이성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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