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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은행권 서민금융

중앙일보

입력

김민우(31·가명)씨는 요즘 살맛이 난다. 하마터면 신용불량자가 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10여 년 동안 꿈꿨던 전기공 사업을 시작할 때 은행에서 창업대출자금 2000만원을 꿨다. 처음엔 일이 제법 잘 풀릴 것 같았다. 그러나 믿었던 고객들이 하나둘씩 등을 돌려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동안 충격에 빠졌던 그는 일용직 전기공으로 일자리를 찾아 재기의 길로 나섰다. 김씨에게 높은 대출이자는 힘에 부치는 멍에였다. 올 4월 대출 원금 600만원을 갚으라는 통보를 받았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우연히 찾아왔다. 만기 연장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는데, 대환대출을 받으면 고금리 부채를 쉽게 갚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채무 감면, 취업 알선, 신용 상담
김씨를 수렁에서 건져낸 것은 ‘서민금융’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어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이 고금리 사금융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사실 하루하루를 넘기기 어려운 서민이 연 34.9%에 달하는 고금리로 급전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은 정상이 아니다.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서민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KB국민은행 희망금융플라자 운영
그동안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미소금융’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지원된 서민금융은 시장 실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그동안 약 19조원이 공급돼 금융 취약계층의 돈 가뭄을 해소시켜 주었다. 또 국민행복기금 등을 통해 연체가 발생한 서민이 상환 의지가 있으면 재기할 수 있도록 채무를 감면해 주고 취업 알선과 신용 상담에도 나섰다. 한 번의 방문과 상담만으로도 가장 적합한 서민금융 상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민금융진흥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새희망홀씨 대출은 바로 김씨가 이용한 서민금융이다. 대출금 양적 공급 확대와 더불어 서민금융 이용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서민금융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개발된 저금리 대출상품이다. KB국민은행은 전국 33개 ‘KB 국민은행 희망금융플라자’(대표전화 1599-5995)를 설치해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고금리 또는 다중채무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민금융 상품 안내 및 상환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엔 현장 상담을 통해 파악된 금융 관련 고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서민금융 전용 상담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서민금융 상품 및 제도에 관한 자체 교육연수를 비롯해 새희망홀씨 거절 고객 대상 서민금융 종합안내 업무 시행, 한국이
지론㈜ 상담 고객에 대한 영업점 연계 업무 시행, 가계부채 관리체계 가동 등 자체 서민금융 지원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6월까지 누적 기준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 KB새희망홀씨 1조 2817억원, 제2 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은행대출로 전환하는 KB바꿔드림론 4500억원, KB대학생·청년 햇살론(옛 KB청년·대학생 고금리 전환대출) 214억원, 은행 자체 가계대출 채무조정제도 1조4793억원의 서민금융 실적을 올렸다.
 특히 KB새희망홀씨는 연소득 20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저소득 고객에게 86.7%를 지원해 서민 금융의 도입 취지에 가장 적합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서민금융 현장에서 필요한 서민금융 솔루션을 발굴해 사회적 책임경영 실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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