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 대통령, 비공개 국정원 방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내곡동에 있는 국가정보원을 비공개로 방문했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12일 “국정원 개원기념일(6월 10일)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로 연기했다가 6월 30일에 간 것”이라며 “국가원수의 정보기관 방문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확립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김정은 체제의 ‘공포정치’로 체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지적한 뒤 “북한의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국정원을 방문한 날은 청와대에서 전군 주요 지휘관 오찬 행사가 있었다. 박 대통령은 오찬 행사를 마친 뒤 국정원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을 찾은 건 취임 후 처음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국정원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원장과 독대 형식의 보고를 받기보다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통해 보고를 받는 등 역대 대통령과 다른 국정원 운영 스타일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정보기관장과 독대해 보고를 받을 경우 ‘국가 안보’보다는 ‘정권 안보’에 치우친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에 대해 “격려 차원의 방문이었고 별다른 것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이 국정원에 머문 시간도 30~40분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정원이 정부 출범 초 댓글 논란으로 정치 공방에 휘말렸고, 2014년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며 “이병호 원장 체제를 맞아 내부 개혁 작업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라고 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