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누리엔 忠朴·新朴 등장 … 새정치련엔 親文·안-안 라인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35호 08면

여야 당내 계파가 분화하고 있다.

분화하는 여야 계파 지형도

 새누리당의 경우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로 양분돼 온 당내 계파가 ‘유승민 사퇴’ 정국을 계기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른바 ‘충박(忠朴)’으로 불리는 충청권 친박계 의원들의 활약. 김태흠(보령-서천·초선) 의원과 이장우(대전 동구·초선) 의원은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 줄기차게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친박 세력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 왔다. 지난 6일 국회법 개정안 재의 이후 유 당시 원내대표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자 충청권 의원들은 7일 오전에 긴급회동을 열고 “당·정·청 혼연일체를 위해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거취를 표해야 한다”며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용인대 최창렬(교양학부) 교수는 “이완구 전 총리의 낙마로 충청권 의원들에겐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챙겨 줄 중간 보스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충청도에서 박 대통령이 등을 돌리면 선거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절박감이 이들을 강성 친박으로 나서게 만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친이명박계’에서 ‘신(新)박’으로 변신한 김태호 최고위원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때마다 유 전 원내대표를 앞에 두고 줄기차게 ‘사퇴 결단’을 요구했다. 이 같은 그의 모습을 놓고 친박계를 차기 대권을 위한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 전 원내대표를 끝까지 사수하는 데 앞장선 ‘유승민 사단’도 배신자그룹이라 칭하는 ‘배박(背朴)’이라 불리며 여권 내 신진 세력으로 부상했다. 그와 함께 손발을 맞춰 왔던 원내부대표들이 ‘유승민 사람’으로 분류된다. 친이계였던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서울대 경제학과-한국개발연구원(KDI) 후배인 이종훈 원내대변인이 유 전 원내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유 원내대표 사퇴 직후 김포의 한 술자리에 함께 모였던 김세연 정책위부의장과 민병주·김희국·이상일 의원 등 10명 안팎의 의원이 대표적인 친유계로 꼽힌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계파의 분화는 진행 중이다. 당내 주류 세력이 ‘친노’에서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친문(親文)’으로 진화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新)비주류’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당내와 원내로 나뉜 이원적 주류 구조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친문’으론 전해철·박남춘·김현 의원 등 기존 ‘뼈노(뼛속까지 친노)’ 인사들과 함께 2012년 대선을 계기로 문재인 사단으로 부상한 노영민·홍영표·배재정 의원 등이 꼽힌다. ‘친문’ 세력은 정세균 전 대표 측(SK계)과 연합 관계를 이루며 당내 주류 세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유능한경제정당위원장을 맡은 정 전 대표에다 강기정 정책위의장, 최재성 사무총장이 등장하면서 SK계의 삼각 연대가 성사됐다는 평가다. 당 안팎에선 문 대표 체제가 무너질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SK계가 본격 등판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 원내대표의 선출로 원내 핵심 세력이 된 ‘신비주류’는 이상민·정성호·문병호·최재천·최원식 의원 등 민변 활동 등을 함께한 율사 출신 의원이 중심이다. 이 중 정성호·문병호·최원식 의원은 1987년 사법연수원 동기다. 이들은 김한길 전 대표 지지그룹과도 상당히 겹친다. 박지원 의원도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신비주류’와 긴밀한 공조 관계를 이루고 있다.

 특정 계파에 소속되길 거부하고 ‘마이 웨이’를 모색하는 안철수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연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근 토론회를 함께 열기도 했던 이들이 이른바 ‘안-안 라인’을 구축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넘어선 정권 교체 구원투수로까지 부상할지가 주목된다.

천권필·추인영 기자 fee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