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우리 당은 영남당, 당직엔 비영남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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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후임을 합의 추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합의 추대론은 김무성 대표가 내분 수습방안 1호로 제시한 카드다. 김 대표는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 추대 ▶수도권 중진 ▶계파색 없는 인사라는 3가지 인선 원칙을 제시했고, 최고위원들도 동의했다. 새누리당은 14일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고 공지한 상태지만 실제로 경선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

 최고위원들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원내대표직을 둘러싼 논란이 없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날 인선 원칙을 따라가면 경기도 평택 출신의 원유철(4선) 전 정책위의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 합의 추대가 마무리되면 사무총장을 포함한 당직자 인선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1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새 원내대표 추대와 당직 인선을 통해 ‘유승민 정국’을 정리한다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유 전 원내대표 퇴진 과정에서 골이 깊게 파인 만큼 당내에선 신임 사무총장도 계파색이 엷은 비영남권 ‘화합형’ 인사로 채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선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듯하다. 김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우리 당은 ‘영남당’인 만큼 주요 당직에는 비영남권 인사를 배치하겠다”며 “적당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와 친한 한 재선 의원은 “이번 과정에서 김 대표가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는 리더십’을 통해 파국을 막은 공도 있다”며 “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상황에서 김 대표가 어떻게 당을 수습해 가느냐에 따라 남은 임기의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청와대도 53일째 공석인 정무수석 인선을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인·언론인 출신 가운데 복수 후보자를 보고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만간 새 정무수석을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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