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대학들, 수능 수석 모시기 경쟁 … 64명 중 18명 베이징대, 7명 칭화대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올해 942만 명이 응시한 중국 가오카오(高考·대입시험)의 지역별 문·이과 수석은 베이징대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석 64명 가운데 18명이 베이징대 진학을 희망해 7명에 머문 칭화대를 눌렀다고 법제만보가 6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대입시험을 성별로 치르기 때문에 한 해 60명 안팎의 수석이 나온다. 올해는 5개 성에서 동점자가 나와 수석이 지난해 59명보다 5명 늘었다. 통계상으로는 베이징대가 칭화대를 10% 정도 앞섰다. 문화대혁명 동안 중단됐던 가오카오가 1977년 부활된 이래 지난해까지 배출된 수석 1700여 명 가운데 784명(46%)이 베이징대를, 618명(36%)이 칭화대를 선택했다.

 두 대학의 우수 학생 유치 노력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지난달 말 쓰촨(四川)성에서는 베이징대 신입생 유치팀이 웨이보(微薄·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칭화대가 베이징대 지원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험담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칭화대는 베이징대가 학생들을 돈으로 유혹한다는 비난 글을 올려 교육부의 경고를 받은 뒤에야 진화됐다.

칭화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모교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베이징대 출신이다.

 중국에서 ‘음성양쇠(陰盛陽衰)’로 불리는 여풍 현상이 올해는 완화됐다. 64명 중 남녀 학생이 각각 31명, 33명으로 지난해 40%에 머물렀던 남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수석들이 선호하는 전공은 한국과 비슷했다. 중국 대학평가전문기관 ‘아이루이선(艾瑞深)’이 2000~2014년 전국 수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베이징대 공상관리학과(경영학과 격)가 284명으로 1위, 베이징대 경제학과가 242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750점 만점에 699점을 받아 베이징 문과 수석을 차지한 베이징사대2부속중학의 차이위쉬안(蔡雨玹)은 베이징대에 진학해 터키어를 전공할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역대 대입 수석의 직업을 조사한 결과 학자가 가장 많고, 정계에서는 지방 시장이나 중앙의 국장급 관리는 있지만 장관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