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투자한 메리츠 펀드 … 수익률 늘고 자금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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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알고 보니 뿌리가 같았다. 국내 일반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톱 5에 이름을 올린 라자드코리아 펀드와 메리츠코리아 펀드 얘기다.

 일반주식형 펀드는 액티브 펀드의 대표 주자지만 올 상반기엔 이름값을 못했다. 평균 수익률 12.11%로, 중소형주 펀드(25.89%)나 중국 펀드(19.34%)에 훨씬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었다. 수익률 상위 톱 5에 든 펀드들은 웬만한 중소형주 펀드보다 나았다.

 1위를 차지한 라자드코리아 펀드와 5위를 차지한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인연이 깊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이정복) 대표는 라자드코리아운용 출신이다. 메리츠코리아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 권오진 전무도 2013년 메리츠운용으로 옮기기 전까지 라자드코리아운용에서 일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메리츠운용은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는 아니었다. 본지 펀드 평가에서도 수익률 상위보다 하위에 이름을 올리는 때가 더 많았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존 리 대표가 옮겨온 뒤부터다. 존 리 대표는 “다르게 생각해야 다르게 투자한다”며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북촌으로 옮기고 “같은 운용 방식을 쓰는 펀드가 여러개 있을 필요가 없다”며 메리츠코리아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는 모두 정리했다. 성과도 좋았다. 올 상반기 운용사 평가에서 수익률 31.25%로, 2위를 차지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자금도 몰렸다. 상반기 메리츠운용엔 8121억원이 유입됐는데, 2위인 현대인베스트먼트(2064억원)의 약 4배 규모다. 지난달 출시돼 과거 운용 성과가 없는 메리츠스몰캡펀드도 2613억원을 끌어모았다.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가치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미래에셋운용의 가치주포커스펀드는 36%가 넘는 수익을 내며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현진 미래에셋운용 스타일리서치본부장은 “저평가된 종목을 고르되 향후 주가가 올라 저평가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종목을 고른다는 게 다른 가치주 펀드와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4위에 이름을 올린 한화자랑스러운한국기업 펀드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가 된 펀드다. 201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스피 지수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냈지만 그해 하반기부터 성과가 개선되기 시작해 올 들어 눈에 띄게 수익률이 높아졌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서영 매니저는 “대형주가 많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비중을 줄이고 헬스케어·필수소비재 비중을 늘린 게 주효했다”며 “대형주 중심으로 운영하되 향후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비중을 의미있게 확대해 초과 수익을 내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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