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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추락 현장 수습하던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 투신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발생한 공무원 연수생의 버스 추락 사고 현장 수습팀을 이끌던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이 5일 중국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선양 주재 한국 영사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0분쯤(현지 시각) 지안시 홍콩성호텔 건물 외부에서 최 원장이 쓰러진 채 발견돼 호텔 종업원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최 원장은 오전 3시 36분쯤 사망 진단을 받았다.

호텔 종업원은 “근무 중 갑자기 퍽 소리가 나 나가보니 사람이 쓰러져 있어 공안당국에 신고하고 바로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당시 최 원장이 투숙했던 4층 방의 창문이 열려 있었으며 방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중국 공안 당국은 최 원장이 개인적인 이유나 사고 수습 과정에서 받은 충격 혹은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1일 연수원 중견 리더 과정에 참여한 공무원 등 148명을 태운 버스 6대 중 1대가 지안시 다리에서 추락해 10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최 원장은 사고 다음날인 2일 정재근 행자부 차관과 함께 현장 수습팀으로 출국해 유족과 장례 절차를 조율하는 등 수습 업무에 나섰으나 중국 당국과 유족 간 장례절차에 대한 입장 차이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양주재 총 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유가족들은 시신을 국내로 운구할 것을 요구했으나 중국 당국은 화장을 고집해 (최 원장이)그 사이에서 다소 피로한 기색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1984년 행정고시 27기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안전행정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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