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유행학과 선택 신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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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하향지원판도가 대세를 지배하는 가운데 전기대 원서접수마감일이 사흘앞으로 다가왔다. 원서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일선고교에 따르면 11일현재 수험생들의 지원추세는 재학생의 경우 예상합격선보다 5점정도, 재수생은 10점쯤 낮추어 지원하는 「낮춰가기」경쟁이 벌어져 대학및 학과별 합격선에 심한 난조가 예상된다.
일선고교와 입시전문기관은 이같은 현상이 마감날인 14일까지 계속될 경우 대학별 또는 대학내 학과별 서열에 따라 지원자가 넘치고 처지는 과밀과 공동현상이 동시에 생겨 낮은 곳을 찾다가 치열한 경쟁에 부닥쳐 불합격되고 높은 곳에 배짱지원했다가 요행으로 합격하는 사례마저 많을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하향지원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충고한다. 특히 합격위주로 낮춰서 지원했다가 합격한 뒤에 후회하는 대학재학재수생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학재학재수생의 경우는 부모의 강요에 의해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케이스가 많다.
서울시내 주요고교 원서작성창구의 진학지도 교사들에 따르면 예상합격선이 2백90점내외에 속하는 중상위권학과 지원가능수험생이 연대·고대등의 상위권 학과로 몰리고 이들 대학의 예상합격선이 2백70점내외인 중위권학과 지원가능수험생은 또 서강대를 비롯, 경희·한양·동국·성균관대로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바람에 중위권대학은 붐비고 특히 서울시내수험생의 경우 더 내려갈수 없는 서울소재대학의 지방캠퍼스 합격선을 크게 높여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천·수원등 수도권대학과 예상합격선이 2백30점내외에 속하는 지방대학 중하위권학과도 크게 붐빌것으로 보고있다.
예상합격선을 3백5점으로 보고있는 서울대법대의 경우 3백점내외의 학생들이 2지망으로 합격하는 사례가 예상되고 연·고대의 예상합격선이 중위귄에 해당하는 학과는 2지망자합격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비해 올해 자연계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신소재관련 재료공학과나 경상·어문· 신문·사회학과등의 합격선은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다. 일선교사들에 따르면 전자·유전에 이어 자연계에서는 서울대의 무기재료공학과나 연세대의 요업공학과·고대재료공학과·한양대재료공학과등은 예상보다 합격선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유행학과를 선택할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서울대무기재료공학과는 지난해 2백88점을 기준으로 올해 합격선을 이보다 3점쯤 높은 2백91점(대학입시사)으로 보기도 했으나 일선교사들은 3백점이상으로 지난해 보다 15점까지 올라갈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예상은 앞으로 3일동안 수험생들의 향방에 크게 좌우된다.
어떻든 유행에 민감하고 안전만을 좇는 하향지원추세가 마감일까지 계속될 경우 대학및 학과별 예상합격선은 결과적으로 심한 혼선을 빚게될 것으로 보이고 적성과 소신보다 이를 앞세운 수험생들이 실패할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 전국 11개 교육대와 지방의 사범계가 올해는 크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지원과정에서 유의해야할 점이다. 이미 3배수 추천을 받아 1차사정을 끝낸 한국교원대의 경우 합격선이 가장 높았던 영어교육과는 2백90점에 이르렀고 경북대·부산대등의 영어교육과도 2백80점을 육박할 전망이다.
또 11개 교대의 합격선도 지난해보다 10∼15점이 올라 서울교대는 2백55점, 부산교대는 2백53점, 대구 2백50점, 광주 2백45점, 공주-청주-진주-전주가 2백35점이상, 춘천이 2백20점 이상이어야 한다고 예상했다. <끝><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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