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학살한 히틀러의 무정한 성격은 병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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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배한 이유는 파킨슨 병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히틀러의 비인간적 성격과 판단 실수들이 파킨슨 병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히틀러는 생전에 손을 심하게 떠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과학자들 사이에선 히틀러가 파킨슨 병을 앓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히틀러가 정말 파킨슨 병 환자였는지 여부는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 대상이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라그하브 굽타 교수와 연구진은 미 학술지 ‘세계 신경수술’에 실은 논문을 통해 “히틀러의 의심스럽고 위험한 의사결정 방식과 무정하고 비인간적인 성격은 파킨슨 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에선 히틀러가 파킨슨 병을 앓았다는 근거로 1933년부터 45년까지의 영상 자료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영상 자료 속에서 히틀러의 운동신경이 점진적으로 퇴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킨슨 병은 이 외에도 느린 걸음걸이, 기울어진 자세, 멍 때리기 그리고 인식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때 인식 장애는 환자의 상상력을 떨어뜨리고 감정이 냉담하게 만든다.

연구진은 파킨슨 병이 히틀러를 ‘변덕스럽게’ 만들어, 그가 오판하도록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 예로 러시아 공격, 노르망디 상륙작전 그리고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들었다. 히틀러는 1941년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러시아를 공격했다가 패배했다. 또 1944년 노르망디 상륙 작전 방어에 실패하고, 1942년 스탈린그라드에서 군사를 철수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가 결국 독일이 2차 대전에서 패배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히틀러가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도 파킨슨 병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히틀러는 출세를 위해 사람들을 자주 속이고 배신했으며, 양심의 가책이나 타인에 대한 동정을 느끼지 않았다. 연구진들은 이 역시 파킨슨 병의 증상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연구가 1933년 이전 히틀러의 행동을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디스커버지의 블로거 ‘뉴로스켑틱’은 히틀러가 1933년 이전에도 극단적인 행동을 많이 했다며 1923년 히틀러가 뮌헨에서 일으킨 무장 폭동을 예로 들었다.

이유경 인턴기자(연세대 정치외교 3학년)
아돌프 히틀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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