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건강식품 과장선전 많다.|시중판매 200여종…정확한 효능 검사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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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외국에서 비싼 값으로 수입되는 각종 건강식품이 국내에서 정확한 효능검사등을 거치지 않은채 소비되고있어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해를 끼칠 우려조차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있는 수입건강식품은 약 2백여종. 수입자율화 이전의 30여종에 비하면 무려 7배나 늘어났다.
주된 성분은 천연과당·구연산·칼슘·단백질·비타민등으로 △체질개선제 △고혈압·비만·당뇨등의 성인병예방제 △체력증강과 살빼는 특효약인 다이어트식품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수입국은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일본·서독등. 가격은 1만5천∼3만5천원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입건강식품들이 약국이나 시중상가에서 식품이 아닌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맹광호교수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는 『우리나라 사람과 체질이 다른 외국사람들에 의해 개발된 식풍을 그 제조과정이나 효능에 대한 정확한 검증없이 그대로 믿는것은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고 지적한다.
그 예로 비만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살빼는 식품의 경우 몸의 지방질을 줄이기 위해 단백질 (95%이상) 만을 강화시키고 여기에 소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첨가시킨 식품에 지나지 않다는 것.
따라서 선전만 믿고 이를 약으로 잘못 먹으면 몸무게를 조금 줄이려다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다른 질병을 얻기 십상이다.
한편 소비자고발센터에도 수입건강식품의 효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와 고발사례가 잇따르고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일본 「불노」정의 효능을 문의한 박명애씨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는이를 구입해 3개월간 복용했으나 선전과는 달리 고혈압·당뇨병등 성인병 치료에 아무런 효험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주부클럽연합회에 다이어트식품·미용식으로 선전된 미국산「95% 프로테인, 고단백영양소」(분말 l만5천원)에 대해 문의한 동영숙씨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불만도 마찬가지다.
동씨는 식사를 굶고 하루3, 4번 한컵 분량으로 이식품을 먹으면 2주일내에 5∼9㎏이 빠진다는 선전을 믿고 이를 복용해보았으나 별효과가 없었다며 이 식품의 효능을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감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대해 한국소비자연맹 김성숙씨는 『모든 건강식품이 전혀 가치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면서 그러나 『식사를 굶고 이러한 외제식품만을 먹으면 하루아침에 병이 낫는 것처럼 과잉 선전하거나 또 효능마저 불확실한 외제식품을 무분별하게 사먹는 소비자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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