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마스크] 메르스로 필수품 된 마스크, 연예인 공항 패션 못잖게 써볼까

1. 해적을 연상시키는 무늬가 인상적인 하이비션의 메시지 마스크 ‘Bone Black’. 입을
가리는 마스크에 X나 입술 모양의 그림을 넣어 언어와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2. 마스커버의 마스크 ‘블랙 페이즐리’. 차분한 느낌을 주는 어두운 바탕에 깃털이 휘어진 듯한
페이즐리 패턴을 넣어 개성을 더했다. 3. 김윤지 소중모델이 착용한 마스커버의 ‘나뭇잎 레드 마스크’는 탄력 있는 면 스판 소재에 시원한 나뭇잎 패턴을 담아 여름에 스타일링하기 좋다. 4. 보그마스크의 ‘Moonpie N99 CV’. S·M·L 사이즈 마스크에는 밸브가 부착돼 있어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할 때 답답함을 줄여준다.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는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착용하면 좋다.

5. 김윤지 소중모델이 보그마스크의 ‘Homage N99 CV’를 쓰고 포즈를 취했다. 흰 바탕에 알록달록한 알파벳·패턴이 들어가 패션 아이템으로 그만이다. 6. 마스커버에서 나온 ‘네오프랜 스페이스 마스크’. 구김이 적게 가고 부드러운 소재가 가장 큰 장점이다. 우주를 연상시키는 붉은 무늬가 세련
된 느낌을 준다. 7. 보그마스크 ‘Homage N99 CV’는 중간 막이 N99필터로 구성돼 있
고 알루미늄 재질의 밴드를 사용해 얼굴형에 맞춰 착용할 수 있다. 8. 하이비션에서 만든 메시지 마스크 ‘Heart Beating Black’. 어느 차림
에나 무난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는 검정색 마스크에 간결한 문구를 넣
어 포인트를 줬다. 입을 가리고 있어도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요즘 주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마스크는 이제 더 이상 특별히 아프거나 날씨가 매우 추울 때에만 쓰는 게 아닙니다.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를 비롯해 메르스 바이러스 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해 마스크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의료진의 복장처럼 희거나 푸른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은 ‘공포’의 상징처럼 보이는데요. 그런 마스크에도 반전이 있습니다. 훌륭한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한 마스크 패션을 소개합니다.

마스크에 관한 시선

모자와 선글라스는 훌륭한 패션 아이템입니다. 햇빛으로부터 얼굴과 눈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춘데다 멋을 내기에도 그만이죠. 그러나 아직까지 마스크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요. 메르스 사태 이후에 좀 늘어났지만요. 일단 마스크를 쓰고 밖에 나가면 ‘어디 아픈 거 아니야?’라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운데다 숨을 쉴 때마다 답답한 느낌도 있어서죠. TV 뉴스 속 사건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범죄자들이 얼굴을 가릴 때 주로 쓰기 때문에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해요.

반면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스크는 재채기를 할 때 상대에게 침이나 가래 방울이 밖으로 튀는 것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요. 일본에는 ‘와(和의 일본식 발음) 문화’라는 것이 있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정신이 중요시되죠. 가벼운 감기에 걸려도 마스크를 쓰는 게 당연한 예의라고 인식합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또 삼나무 꽃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3~4월에는 전 국민이 마스크를 즐겨 착용할 정도라고 해요. 우리나라와는 달리 오히려 쓰지 않는 사람을 이상하게 볼 정도죠.

중국도 마스크를 쓰는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일상화돼 있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하기 때문에 사람은 물론 애완동물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어요. 스타일을 망친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멀리 하기엔 현실이 가혹한 셈이죠.

두 나라 모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돼 있다 보니 마스크의 색깔을 다양하게 하거나 패턴(일정한 형태나 양식)·그림을 겉면에 넣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5년 전 패션 마스크를 만드는 브랜드가 생겼습니다. 서부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바람을 차단하며 조깅이나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마스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실제 지난해 파리 패션위크나 홍콩 패션위크 등 세계적인 패션쇼에서 N99(미국 국립산업보건연구소에서 부여하는 마스크 필터 등급의 하나) 필터가 부착된 마스크를 쓴 모델들이 개성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실용에 멋을 더한 패션 마스크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신종플루와 사스, 최근의 메르스에 이르는 전염병의 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도 한 몫하죠. 예전에는 겨울철 추위를 막는 목적의 보온용 마스크나 일부 병원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보건용 마스크,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마스크 정도가 그 상황에 맞게 사용됐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색의 패션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연예인들이 해외 공연을 위해 공항에 들릴 때 선보이는 ‘공항 패션’에 마스크가 빠지지 않는 것이 그 예입니다. 아침 일찍 출국해야 하는 일정이 많아 붓기가 덜 빠진 얼굴을 가릴 수 있어 마스크가 애용됐지만, 눈에 띄는 얼굴 부위에 착용하는 아이템이라 패션 소품으로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얼굴을 가리는 기능 외에도 개성을 표출하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마스크가 쓰이는 이유입니다. 기껏 예쁘게 옷을 꾸며 입고 나와도 하얀색 마스크를 쓰는 순간 어딘가 아픈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다양한 색을 가진 패션 마스크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어요.

공공장소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아지며 다양한 연령층이 패션 마스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죠. 실제 패션 마스크의 판매량도 늘고 있습니다. 김희진 보그마스크 기획영업팀장은 “마스크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지난해보다 3~4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복에는 검정색, 운동할 땐 언발란스 스타일

패션 마스크는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스크의 기본 원칙인 ‘얼굴과의 밀착’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편안함과 개성을 잃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죠. 어린이의 경우 얼굴이 성인보다 작아 마스크 착용 시 마스크와 얼굴 부위가 잘 밀착되지 않을 수 있어 알맞은 크기의 마스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패션 아이템인 만큼, 얼굴 곡선에 맞게 디자인 돼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패션 마스크도 있습니다. 마스크에 들어있는 알루미늄 재질의 와이어를 코뼈에 맞게 조절해 착용하는 식으로 말이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디자인입니다. 입을 가리는 마스크에 역발상을 더해 오히려 마스크 겉면에 입 모양을 그려놓은 식의 패션 마스크도 있습니다. 화려한 색은 기본이고 꽃·깃털·도형 등의 무늬도 들어갑니다. 특히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 사용되는 패션 마스크의 경우 눈에 띄는 화려한 색상이나 패턴이 선호됩니다.

김희진 팀장은 “운동과 같이 오랜 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때는 불균형한 패턴이 들어간 언발란스 스타일의 마스크를 추천한다”며 “혹은 숨 쉴 때 답답함을 줄여주는 밸브 등이 부착된 화려한 색감의 패션 마스크를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정색 마스크는 가장 무난한 색상이라 연예인들이 자주 선택하는데, 단정한 교복 차림에도 잘 어울립니다. 교복을 벗고 평상복을 입을 때는 살짝 화려함을 더해도 괜찮습니다.

남학생의 경우 페이즐리(깃털이 휘어진 모양의 무늬) 패턴이 들어간 검정색 계열의 마스크가, 여학생은 핑크나 민트색이 들어간 산뜻한 색상의 마스크가 좋습니다. 이경섭 마스커버 대표는 “학생들은 교복을 입는 일이 많아 검정색과 같은 무채색 마스크가 어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스크와 함께 착용하면 좋은 패션 아이템으로는 모자가 있습니다. 스냅백이나 비니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자에 마스크를 더하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되죠. 이용표 하이비션 대표는 “하얀색 모자에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해 블랙&화이트 패션을 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알이 큰 검정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면 카리스마가 더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취재보조=임태령 인턴기자, 모델=김윤지(고양 풍산초 6) 학생모델, 도움말=보그마스크·마스커버·하이비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