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국방상 우스티노프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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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런던 AFP·로이터=연합】소련국방상 「드미트리·우스티노프」 원수(76)가 20일 하오7시35분 폐렴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소련관영 타스통신이 21일 공식발표했다.
이 통신은 소련최고회의간부회와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당정치국원이며 국방상인 그가 중병으로 사망했음을 발표했으며 그의 장례위원장에는 정치국원「그리고리·로마노프」가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이어 그의 유해가 국장을 거쳐 24일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사망사실은 영국을 방문중이던 정치국원「고르바초프」가 21일 타스통신의 공식발표보다 2시간 먼저 밝혀 주목을 끌었다.
크렘린 제2인자로 알려진 「고르바초프」는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오랜 친구인「우스티노프」동지가 사망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을 받았다』고 말하고 영국방문일정을 하루 단축하고 급거 귀국했다.
소련 중요 지도자의 사망이 이같이 한 개인에 의해 먼저 발표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서방관측통들은 이같은 사실이 「고르바초프」의 높은 개인적 지위를 나타낸 것이라고 보고있다.
타스통신은 「고르바초프」보다 늦게 「우스티노프」의 사망을 공식발표함으로써 「고르바초프」가 현 공산당서기장 「체르넨코」의 뒤를 이을 후계자임을 강력히 시사했는데 「고르바초프」의 당내 경쟁자로 알려진 정치국원 「로마노프」는 장례위원장에 임명됨으로써 장례위원장이 사망한 인물의 직책을 맡게 되는 관례에 따라 차기 국방상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의 킹 메이커」크렘린의 4두마차 「대미강경파의 리더」「군비현대화의 기수」등으로 불려온 「우스티노프」는 40년 이상 정부관리로 있으면서, 특히 76년 「레온·트로츠키」이후 첫 민간인 국방상이 되면서 소련을 군사대국으로 키워온 장본인이다.
서방에서는 그가 소련정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부의 대변인이자 동서군축문제해결의 실질적인 열쇠를 쥐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왔다.
이에 따라 국방상에 불과한 직위에도 불구하고 그는 「체르넨코」서기장(73)·「티호노프」수상(79)·「그로미코」외상(75)등과 함께 모스크바를 움직이는 4두마차로 일컬어져왔다. 그는 또 80년대 들어 「브레즈네프」와 「안드로포프」사망에 이은 후계자 옹립에도 강한 입김을 행사해온 「킹 메이커」로 알러질 만큼 소련권력 구조안의 핵심인물로 군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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