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83세 김연희 할머니 별세 … 일본 사과 받아야 할 생존자 이제 49명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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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연희(사진) 할머니가 지난 24일 오후 10시쯤 별세했다고 25일 밝혔다. 83세.

 정대협에 따르면 1932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5세에 서울로 이사 왔고, 국민학교 재학중이던 1944년 일본인 교장에게 차출돼 영문도 모른 채 일본으로 끌려갔다고 한다.

그는 시모노세키를 거쳐 도야마겡의 한 비행기 부속공장에서 9개월간 일하다가 아오모리겡 위안소에 끌려가 7개월간 위안부 생활을 했다.

 고인은 해방 후 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위안소에서의 충격이 커 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김 할머니는 이후 결혼을 하지 않은 채 가정부로 일하며 살아왔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달선(90) 할머니와 김외한(84) 할머니가 20여 분 차이로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한 달 새 일본군 피해자 할머니 세 명이 세상을 떠났다. 살아 생전 가해자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줄기차게 요구했던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이제 49명이다.

 정대협은 공식 페이스북에서 “6월에만 세 분이 하늘로 올라가셨다”며 "정말로 시간이 없다고 재촉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협 측은 “하루 빨리 할머니들이 고통을 덜어놓고 여생을 편히 사실 수 있도록 위안부 문제 해결에 더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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