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신도 좋지만 외화낭비 아닐까… 미국산 야생곰 마구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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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국 로키산의 곰이 포니자동차 3대값에 해당하는 마리당 1천5백만원씩에 고급 아파트촌에서 강장제로 팔리고 있다. 나라 빚이 4백억달러가 넘어선 실정속에서 극소수 부유층을 상대로한 이같은 미국곰 수입판매는 근래 사회에 만연된 사치향락풍조의 단면을 드러내면서 사들인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이를 보는 대다수 국민 모두의 정신건강에 문제를 드러내는 해프팅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죽은 수입곰을 관속에 담아 고급아파트촌으로 끌고다니며 『미국로키산맥에서 사는 야생곰을 인디언이 잡은 것이므로 국내의 사육곰과는 약효가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선전하고있다.
◇《수입=「수입곰」은 지난6월과 지난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두 35마리(5∼10년생)가 들어왔다.
재미교포 이성호씨가 미국에서 수집한 이 곰들은 지난6월 원서물산(서울역삼동·대표 성휘영) 이 23마리를 3만4천5백달러에 들여왔고 지난달 대부물산(대표윤영구)이 나머지 12마리를 6천달러에 수입, 지난달 15일 통관절차를 마쳤다.
판매중인 곰은 반달곰·온달곰·불곰·흑곰등으로 무게는1백20∼2백20kg.
◇판매=대부물산측은 이들 죽은곰을 『미국 몬태나주 로키산맥 밀림에서 잡은 야생곰을 국내 최초로 수입해 판다는 신문광고를 낸데이어 지난15일부터 자선단체인 영생복지회등을 통해 한마리에 1천만∼1천5백만원에 위탁판매하고 있다.
영생복지회측은 이들 죽은곰 12마리중 5마리를 팔아 전무 주중구씨 (54)등 7명을 동원, 서울둔촌동 주공아파트앞 서경빌딩 4층에 「수입야생곰 판매장」을 차려놓고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
15일부터 문을 연 이 판매장에는 5∼10년생 반달곰·온달곰·불곰·흑곰등 12마리의 곰이 관에 담겨 냉동된채 전시돼 연일 50여명의 강장식품 애호가들이 몰려들고있다.
주씨등은 원매자들에게 관을 일고 죽은곰들을 보여주면서 건강상담까지하고있다.
주씨등은 『마리당 수입가격은 싸지만 관세등 때문에 비싸졌다』며 한마리를 통째로 사기가 부담스러울 경우 여러사람이 합자해 웅담·앞발·뒷다리등 몸체의 일부분씩을 사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년변호사=사들여 온사람, 먹는사람, 그것을 보는 대다수 서민 모두의 대다수 서민 모두의 정신건강이 문제라고 본다.
몸에 좋다면 나라형편도 이웃사정도 안중에 없는 있는 사람들의 병든 정신상태를 보고 대다수 시민들의 정신건강이 위협받지 않을까 두렵다.
▲김지연씨 (소설가)=웅담을위해 곰같은 물건이 어떻게 정식수입되고 경매까지 붙여질수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
웅담이 희소가치가 있다고해서 마치 영약(영약)인것처럼 잘못 인식돼서 무절제하게 수입되고 애용된다면 결국 사치성과 수비성향만 선동시키는것이 아닌지.
▲이형찬씨 (한의사)=시중에서 웅담이라고 파는 대부분이 가짜라고해서 일부에서 곰을 원형 그대로 수입해서 파는 모양인데 웅담은 간장병이나 고혈압·중풍등의 치료약으로 쓰는것이지 일반이 잘못 알고있는 것처럼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치료제가 영리추구를위해 이용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최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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