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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부동산 … 해외 비중 늘려가는 연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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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010년만 해도 한자릿수 대던 주요 연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이 지난해 두자릿수 대로 커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요 연기금의 해외 투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다.

 주요 연기금 중 가장 먼저 해외 투자에 나선 건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2001년 이후 해외 투자를 꾸준히 늘려 지난해 전체 기금 470조원의 21.6%인 101조6000억원을 해외 자산에 투자했다. 눈에 띄는 건 해외 채권 투자 규모는 지난 10년 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해외 주식과 부동산 투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해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건 교직원공제회다. 2010년 2.7%에 불과하던 해외 투자 비중을 지난해 25.1%까지 늘렸다. 해외 투자에 보수적인 공무원연금도 2010년 1%였던 해외 투자 비중을 지난해 7.1%로 늘렸고, 사학연금 역시 2010년 7.0%에서 지난해 11.8%로 투자 규모를 키웠다.

 주요 연기금이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는 건 기금 운용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장지혜 연구원은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연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 분산 투자가 더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연기금의 투자 여부에 따라 주가가 오르고 내릴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운용의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었다.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해외 투자가 꼭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연기금의 해외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까지 국민연금은 25%,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각각 19%, 16.5%까지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4대 연기금 중에 지난해 해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교직원공제회는 2019년까지 그 비중을 35%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 연구원은 “국내 역시 저금리 상황이 심화돼 목표 수익률을 내기 위해선 부동산이나 글로벌 헬스케어 같은 신사업 등에 투자하는 해외 대체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투자가 늘어난만큼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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