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축구-넘어야할 고비…"쿠웨이트엔 승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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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싱가포르=박군배특파원】『쿠웨이트는 결코 두려운 팀이 아니다. 우리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는 충분한 승산이 있다』 제8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중인 한국대표 문정식 감독은 신중한 표정속에도 단호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3일밤 쿠웨이트-카타르의 대전을 지켜본 문감독은 『쿠웨이트팀은 2대1패스에 의한 돌파를 주무기로 하는 남미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특징』 이라고 지적하고, 『그러한 공격패턴이나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한국수비진을 궁지에 몰아넣을 정도로 위력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평했다.
특히 엷게 늘어서는 쿠웨이트의 수비대형은 우리가 능히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한 문감독은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때보다 골결정률을 더 높일 수 있는 허점이 엿보인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난 80년에 이어 2연패(연패)를 노리는 쿠웨이트는 지난 5월 LA올림픽 예선(한국과 0-0 무승부)때의 선수중 2명만 교체, 완강한 팀웍을 갖추고 있어 이점에서 합동훈련량이 적은 한국팀보다 유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련한 조련사인 브라질 출신 「토니· 로페스」 코치는 상대팀의 개성과 경기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의 융통성 있는 전술을 구사, 한국팀의 낙관만을 허용치는 않고 있다.
3일 강적 카타르와의 대전에서도 전반을 득점없이 비긴후 후반들어 미드필드에 두터운 발판을 구축 (풀백진을 과감히 전진) 하는 전형의 변화를 꾀한 것이 바로 효과를 발휘, 카타르문전엄습을 거듭하다 7분만에 귀중한 결승골을 올렸다. 쿠웨이트는 서전에서 라이벌 카타르를 누름으로써 A조 5개팀중 유일하게 1승을 올린 팀이 되어 4강의 준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문감독은 5일 쿠웨이트와의 대전에 출전할 선수는 그날 아침에 결정지을 것이나 대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부진했던 FW 김석원 FB 정종수를 빼고 최상국과 김평석을 기용할 뜻을 비쳤다.
또 컨디션이 좋지 않은 LK 이강조, GK 최인영과 최진한 정기동의 교체도 검토의 대상으로 삼고있다.
예선 A조에서 쿠웨이트가 1승을 먼저 올려 한국은 쿠웨이트를 꼭 이겨야할 입장이다. 만일 한국이 지거나 비기면 쿠웨이트에 일찍 4강전 진출권을 넘겨주고, 카타르·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난전을 벌여야 하는 궁지에 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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