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문건 진실은 뭔가] 이광재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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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14일 본지가 입수한 철도청.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 명의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사업 프로젝트'란 문건에 대해 "몇몇 사람들이 나를 팔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러시아 방문자 리스트 작성 등 업무를 이 의원이 총괄한 것으로 돼 있다.

"결정적으로 나는 러시아 방문 당시 수행하지도 않았다. 수행 계획조차 없었다. 대통령 일정 총괄은 청와대에서 하는 일이다."

-업무 총괄이라고 돼 있는데 러시아 방문자 리스트 작성 이외에 다른 일에 관여하지는 않았나.

"산자위 국회의원이 왜 대통령이 러시아 가는데 따라가겠나. 그리고 산자위원도 아닌 산자부 위원이라고 돼 있다. 지난번 한나라당이 제시한 문건에 역시 존재하지도 않는 외교안보위라고 써 있지 않았나. 같은 수준으로 보인다."

-유전.건자재 사업에 국정원.외교부.건교부.통일부 간에 비공식적으로 양해가 돼 있었다는 내용도 있는데.

"감사원 감사에서 해당 부처에 확인해 보니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이미 확인이 됐다. 이 부분에서 문서 내용이 허위라는 게 더욱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생각하나.

"아직 공개하지 않은 녹취록이 있다. 거기에 이 사건에 관련된 누군가가 '이 사업은 이광재 의원이 하는 사업'이라고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대통령의 방러 사실을 알고 나를 팔아 벌인 사기극이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미공개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씨라는 사람이 '이광재 의원의 일을 추진한다'고 떠들고 다니느냐"는 이 의원 비서관의 질문에 한 인사가 "제일 처음에 사할린에 갔을 때 그렇게 해서 갔다. 거기 가서도 이광재 의원 얘기를 했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름 부분은 이 의원이 직접 지우고 공개했다.

이 의원은 "○○○씨는 전대월.허문석.왕영용씨 세 사람 중 한 명이며, 질문에 답한 인사는 ○○○씨와 함께 러시아에 다녀온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전후 사정이 담긴 녹취 내용은 때가 오면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전진배.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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