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추리 클럽' 가입 앞둔 권하늘의 사라진 A매치 1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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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을 앞둔 여자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권하늘(27·부산상무)의 A매치 한 경기가 사라졌다.

권하늘은 한국 여자축구 사상 최초로 센추리 클럽 가입을 목표로 뛰고 있다. 그는 역사에 남을 기록을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세우고 싶어한다.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했다.

그는 캐나다 여자 월드컵 대회 전까지 A매치 95경기를 치렀다고 알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기록에는 95경기로 적혀있었다.

이에 조별리그 1차전 브라질전과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 나온 권하늘의 현재 A매치 기록은 97경기가 됐고, 18일 오전 8시(한국시간)에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는 3차전 스페인전 선발도 유력해 98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16강과 8강까지 진출한다면 월드컵에서 센추리 클럽 가입을 이룰 수 있었다.

권하늘은 16강 진출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욱 강했다. 동료 전가을(27·현대제철)과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도 "권하늘의 A매치 100경기가 캐나다 월드컵 8강에서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다. ·

하지만 16일 권하늘의 센추리 클럽 가입은 4강에 올라가야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협회의 기록에 실수가 있었던 것. 지난해 5월 파주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연습경기를 A매치로 입력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 경기는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뤄진 연습경기로 교체카드가 3장 넘게 나온 연습경기였다. 윤덕여(54) 대표팀 감독도 A매치가 아닌 연습경기 성격의 국가간 경기라는 것을 강조했다.

협회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난 1년동안 해당 경기를 A매치로 전산에 입력했다. 이 경기를 뛴 대표팀 선수들은 각종 보도자료와 기록, 미디어가이드, 팸플릿 등에 A매치 기록이 '+1'로 계산돼 표기됐다.

잘못된 기록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달됐고 월드컵 관련 자료에도 표기돼 세계 축구계 곳곳에 퍼져있다. 협회는 지난 14일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코스타리카전 직후 A매치 기록 실수를 발견했다.

16일 현재 협회 홈페이지 A매치 기록은 '-1'로 정정됐지만 FIFA 기록은 여전이 '+1'인 상태다. 권하늘의 협회 기록은 A매치 96경기, FIFA 기록은 A매치 97경기다. 권하늘은 "4강까지 가서 센추리 클럽 가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선수 입장에서는 날아간 A매치 한 경기가 아쉬울 것이다.

협회는 "앞으로 기록관리를 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자축구 대표팀의 허술한 기록 관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오타와=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사진 권하늘 대한축구협회 A매치 기록과 FIFA A매치 기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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