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1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방미 연기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20분부터 20여 분간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메르스 대응에 전념하기 위해 방미를 연기키로 한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며 박 대통령의 판단과 리더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미 일정 재조정과 관련, “양측에 편리한,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방미가 추진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도전을 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위로가 되는 말씀을 해주시고 연기 결정을 이해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방미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었고 한·미 동맹, 한반도 안정, 동북아 지역 정세 등을 논의하고자 했지만 메르스 대응을 위한 중요한 시점에 대통령으로서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 부득이 방문을 연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일정이 재조정돼 가급적 조기에 워싱턴에서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미국에 최우선 순위(top priority)”라며 “북한 위협에 대한 대처, 기후변화, 사이버 안보 등에서의 파트너십 강화는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최대한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며 기후변화와 관련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와 통화를 마친 뒤 경기도청에 설치된 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를 방문했다. 방미 연기 발표 후 첫 메르스 현장 행보다. 박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놓더라도 방역의 핵심은 현장에 있다”며 “많이 힘들겠지만 종식될 때까지 수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 콜센터와 인근 보건소도 찾았다.
◆청와대 “황교안 인준안 처리 시한 지켜야”=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준안에 대해 “메르스 극복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인준안 처리 지연으로 국정 공백이 장기화돼선 안 된다”며 “국회가 인준안의 법적 처리 시한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총리 인준안의 법적 처리 시한은 14일이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