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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은행·건설주, 금리인하 반가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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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1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가 연 1.5%로 내려갔다. 이르면 9월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돼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이 한은의 마지막 금리 인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기준 금리는 1.5%로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29포인트(0.26%) 오른 2056.61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4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취임한 이후 이번까지 네 차례의 기준 금리 인하가 이뤄졌는데 당일 코스피 상승폭으로는 그나마 가장 컸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 한은의 결정을 우호적으로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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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하 수혜주는 단기적으로 증권, 중장기적으로 은행·건설 업종이 꼽힌다. 올 3월 기준 금리 인하 이후 상승세를 타던 증권주는 지난달 조정을 받은 상태라 재도약을 위한 계기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 금리 인하는 대형 호재다. 가격제한 변동폭이 다음주부터 30%로 커지고, 퇴직 연금 시장 투자 한도가 다음달부터 70%대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기준 금리 인하라는 낭보가 전해져 건설 업종은 중장기적으로도 계속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사람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외출을 자제한 것이 부동산 시장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 미지수다. 그러나 3~5월 거래를 보면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 인하는 단기적으로는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시중 금리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은행 업종의 수혜도 예상된다”며 “시중 유동성 확대에 따른 부동산 경기 개선 효과가 추가로 나타나 건설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단발성 기준 금리 인하에 들뜨기보다 당면한 불확실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중심에 있다. FOMC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언급되면 시장이 재차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복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조달 금리가 상승하면 선진국 증시보다 신흥국 증시에서 대체로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한국 경제의 내우외환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단발성 금리인하만으론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금리 인하라는 이벤트에 흔들리기보다 지난 수년간 기초 체력(펀더멘털)을 인정받은 업종을 꾸준히 믿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2년부터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서도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던 반도체, 화장품, 제약·바이오를 계속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반도체 관련 장비주의 성장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화장품 등 소비재의 성장도 이어져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도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주가 강세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4년간 박스권 장세 속에서도 반도체, 화장품, 제약·바이오 분야는 1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송락규 인턴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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