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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삶 그린 뮤지컬 ‘펀 홈’ 토니상 5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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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레즈비언의 삶을 그린 뮤지컬 ‘펀 홈(Fun Home)’이 토니상 5관왕에 올랐다. ‘펀 홈’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69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연출상, 최우수 음악상, 최우수 극본상,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레즈비언 만화가 앨리슨 벡델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뮤지컬 ‘펀 홈’은 주인공이 아버지의 자살을 계기로 아버지가 숨긴 비밀을 이해하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2013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먼저 막이 올랐고, 올해 처음으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지난해엔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이 작품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아버지 역의 마이클 서베리스는 2004년 뮤지컬 ‘어쌔신’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펀 홈’과 함께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던 뮤지컬 ‘파리의 미국인’은 최우수 안무상, 최우수 조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또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관심을 끌었던 뮤지컬 ‘왕과 나’도 4관왕을 차지했다. ‘왕과 나’에서 왕비 티앙 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 루시 앤 마일스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연극 부문에서는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 최우수 연극상, 남우주연상, 최우수 연출상 등을 휩쓸며 5관왕에 올라 최다 수상작이 됐다. 영국 작가 마크 해던이 2003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이다. 또 영국의 원로 배우 헬렌 미렌은 연극 ‘오디언스’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미렌은 2007년 영화 ‘더 퀸’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역으로 맡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특별상은 뮤지컬 ‘헤드윅’의 배우 겸 공동 프로듀서 존 캐머런 미첼과 뮤지컬 ‘위키드’의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에게 돌아갔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토니상=‘미국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꼽히는 상. 미국 극장연합회와 프로듀서 협회가 공동 주관해 매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연극과 뮤지컬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사진 설명 제69회 토니상에서 남녀주연상을 받은 마이클 서베리스(사진 1)와 헬렌 미렌(사진 2). [뉴욕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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