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왜 이래 … 웃돈 최고 2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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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분양권에 5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있는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 [사진 LH]

서울 상일동에 사는 고모(41)씨는 4월 아끼던 청약통장을 꺼내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지구 미사강변리버뷰자이에 청약했다. 하지만 평균 23대 1, 최고 6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아파트 분양권을 사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에 연락했다가 다시 한 번 더 놀랐다. 웃돈을 5000만원이나 줘야 해서다. 고씨는 “공공택지의 청약경쟁이 치열해지고 웃돈은 올라가고 있어 택지지구 내 새 아파트 문턱이 너무 높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계획적으로 조성되는 대규모 신흥 주거지인 공공택지의 분양시장 열기가 뜨겁다. 강남권인 위례와 경기도 수원시 광교, 화성시 동탄2 등 신도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수원시 호매실, 부산시 명지지구 등 신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택지지구에도 청약률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단지에 따라 분양권에 억대의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말 하락세를 보이던 위례 분양권 가격이 다시 오름세다. 위례자이를 사려면 분양가보다 1억원은 더 줘야 한다. 수변공원이 보이는 로열층은 최고 2억원이다. 올 초 본격 입주가 시작된 동탄2신도시는 분양가보다 평균 5000만~6000만원 정도 올랐다. 분양전문업체인 내외주건 정연식 부사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상한제가 유지돼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공공택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택지 개발이 사실상 중단되고 청약 자격이 완화된 것도 인기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인기를 업고 공공택지의 신규 분양이 봇물이다. 부동산 114 에 따르면 연말까지 공공택지에서 5만3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위례신도시에서 대우건설이 이달 620가구를, 보미종합건설이 131가구를 내놓는다. 두 단지 모두 성남권역에 속하고 분양가는 3.3㎡당 17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청약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위례자이가 평균 1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구역의 택지조성공사가 늦어져 앞으로 2년 이상 위례에 신규 분양물량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청약경쟁률을 높이고 있다.

 입주 4년차에 접어든 광교신도시에서 막바지 물량이 나온다. 신도시 중심에 있는 호수공원 주변에 이달부터 4500여 가구가 줄줄이 나온다. 이달 말 광교 아이파크 958가구, 광교 더샵 962가구, 연립주택인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 576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가는 3.3㎡당 17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동탄2신도시 내 KTX동탄역 왼쪽인 서동탄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9200여 가구가 나온다. 동탄2신도시 분양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도 나올 물량이 많다.

 구리 갈매지구에선 대우건설이 이달 구리갈매 푸르지오 921가구를 내놓는다.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공공택지는 청약자격 등이 민간택지와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전체 물량의 30%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지역우선공급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1년 이상 거주자가 당첨에 유리하다. 지역 주민은 해당 지역 당첨자 선정에서 탈락하더라도 다른 지역 신청자들과 또다시 경쟁할 기회를 갖는다. 수도권 공공택지 전매제한은 민간택지(6개월)보다 긴 1년이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기간 등으로 계산되는 청약가점이 낮다면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중대형은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고 85㎡ 이하의 추첨제 물량은 60%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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