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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달동네」에 "상록 경찰관"|영세민 집단 거주지역 고정배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 영세민 집단 거주지역에「상록수 경찰관」 이 배치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당국자는 이들의 업무가 주민들의 집단민원과 불평 불만이 앙상 도사리고 있는 속칭 달동네에 생활 근거지를 갖고 지역에 대한 봉사와 주민과의 대화로 주민의식을 순화하고 지역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 현재 전국의 상록수 경찰관은1백18명 이 가운데 50%정도가 서울에서 나머지가 부산·대구·광주 등 6대도시 영세민 집단거주 지역 안에 고정 배치되어있다.
이들의 주 업무는 해당지역의 청소년선도·경로위문·응급환자 구호 등 통상업무 외에 대 정부 민원청취·민심순화·정부시책홍보·영세민을 위한 적절한 행정시혜 추진 등 1인 종합행정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특성상 취약점이 되고 있는 불순분자의 침투·유언비어 확산방지 등 사회안정유지를 위한 레이다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현지주민들이 이들에게 붙인 이름도 「달동네 파수꾼」「민원해결사」「소리 없는 홍보요원」등 다양하다.
최근 이들 상록수 경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것은 부여된 업무가 다양한데서 오는 매력과 보람, 그리고 승진의 기회가 쉽다는데서 경찰 자체에서도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 대명8동의 정화종 순경(35) 은 상록수 경찰관으로 발령 받은 뒤 본서로부터 전세금보조비 2백만 원을 받아 고정근무지에 방한칸을 얻어 부인과 함께 살림을 옮겼다. 월활동비는 10만원.
정순경은 이돈으로 양발을 사 동네 경로당을 위문했고 하수도설치·공중변소증설등 주민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상록수경찰관은 지역파출소로 배속발령받고 있으나 대부분 사복으로 근무하고 있다. 일과는 매일아침 본서에 1일 보고를 서면으로 하고 특수상황 발생때는 수시로 전화를 이용, 보고한다.
대전시문창동의 송석간순경(34) 은 전세금 2백만원을 보조받아 근무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그의 집에는 아예「민원봉사의 집」이란 표찰을 달아놓고 주민들의 혼인·출생·사망신고 등 행정대서를 해주고 있다. 11월 활동비 10만원으로는 라면을 사 생활에 어려운 주민들에게 한박스씩 나눠주었다.
상록수 경찰관에 대한 감사는 치안본부 감사담당관실에서, 직접하는것이 특징. 주민등과 의 긴밀한 유대관계 유지를 위해 청렴도를 최우선으로 선발했기때문에 지금껏 감사에 적발된 케이스는 없다.
상록수 경찰관으로 금년에 일계급 특진된 사람은 6명.
그러나 시기적으로 이들의 활동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고층도 있다는 게 상록수 경찰관들의 말이다.
대구의 정순경은 『최근에는 주민들이 민심사찰이나 주민동향을 감시하는 정보원으로 보려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있다』고 했다.
대구 신암2동의 임완식순경(31)은 『그러나 현장에서 지역주민의 생활실태와 의식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하여 소요없는 발전을 가져올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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