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협회 상해우승 도취… 선수육성엔 "팔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86·88 양 대회를 앞둔 대한농구협회가 신인육성과 대표팀 전력강화에 무계획을 드러내 비난을 사고있다. 행정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농구협회는 여자대표팀의 LA 올림픽은 메달과 상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취된 채 새로운 대표선수 선발을 못하고 장신 발굴과 훈련에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구협회는 오는 12월7일 개막되는 점보시리즈가 끝나는 내년 3월 초순께 대표팀을 뽑겠다는 막연한 계획을 세워놓았을 뿐이다.
이러한 농구의 안일무사 행정은 의욕적인 청사진을 펼쳐놓은 배구의 경우와 대조를 이룬다.
농구는 행정력 빈곤으로 지방의 장신선수들을 배구에 뺏기고 있다.
LA올림픽 남자배구 대표팀 가운데 강만수 강두태 장윤창 이종경 등 1m90cm 이상의 장신이 7명인데 비해 LA 올림픽 홍콩 예선 때의 남자농구 대표팀에는 임정명 박종천 김유택 한기범 등 1m90cm 이상 선수가 5명이었다. 대표팀 평균 신장에선 농구가 1m88cm로 배구에 비해 4∼5cm나 뒤진다.
또 구기종목으론 유일하게 팀 닥터가 없어 대표선수체력관리에 헛점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번 상해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선 의사가 따라가지 못해 박찬숙이 심한 몸살감기로 두 경기를 못 뛰고 현지의사의 치료를 받았었다.
이러한 농구협회의 무계획, 무신경에 영향을 받은 듯 남자실업농구는 깊은 침체에 빠져있다. 5일 실시된 남자실업농구의 드래프트 추첨 결과 33명의 대학졸업 예정선수 가운데 상무를 제외한 5개 실업팀에 7명이 연고를 맺었을 뿐이다.
따라서 26명은 취업을 못한 채 농구를 포기해야할 형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