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퀴즈물」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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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주는 KBS-TV가 추계 프로개편을 단행하고 나서 새로 단장한 면면을 보여주는 첫자리였다.
제목을 달리 했거나 새로 기획된 프로그램 약30여 개중 드라머 보도물을 제외한 나머지 새 프로그램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퀴즈물의 대거등장과 자료필름의 재활용이었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제1TV)『행운의 스튜디오』(제2TV)등 새로 기획된 퀴즈 물은 『출발, 동서남북』(제1TV)『퀴즈경기, 달려라 오버』 『퀴즈로 배웁시다』(이상 제 2TV)등 기존 프로그램들과 함께 바야흐로 「퀴즈전성시대」를 맞은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 같은 퀴즈물의 양산이 과연 바람직하게 이뤄졌는가하는데는 의문이 많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퀴즈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포장」해서 낼 것인가 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내용 면에 있어서는 종전과 이렇다할 차이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퀴즈프로그램의 형태가 모두 단답식으로 만 구성돼 있는 것도 「이 퀴즈프로나 저 퀴즈프로나 그게 그거」라는 비난을 받을만하다.
특히 새로 선보인 『퀴즈탐험…·』의 경우 성인대상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그 출제된 문제의 수준이 국교생 대상의 『퀴즈로 배웁시다』나 대동소이한 것은 대상층에 따른 프로그램 차별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그램의 양적 증가가 반드시 질적 향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사전 연구와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평범한 원칙을 다시 한번 말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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