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레이건 미국의 「부권상」으로 부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람이 투표하지 여론조사가 투표하나?』투표일을 1주일 앞두고 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레이건」대통령의 압승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먼데일」민주당 후보는 이런 말로 지지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먼데일」이 승리를 기대할수 있는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48년 모든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역전승한 「트루먼」대통령의 역사적 전예다. 그때 시카고 트리분지는 개표가 채 끝나기도전에 『「듀이」, 「트루먼」을 패배시키다』라는 1면 전단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가 엄컹난 오보를 한것. 다음날 아침 당선이 확정된 「트루먼」은 이 신문을 들고 웃으면서 기자들앞에 나타났다.
그 모습은 사진에 담겨 지금까지 미국선거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승의 모델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기적이 과연「먼데일」후보을 기다리고 있을까? 미국안에서는 물론, 누가 새 미국 대통령이 될것인가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미국의 우방들과 심지어 소련같은 적대국에서도 다음 대통령은「레이건」이 된다는 가정아래 정책을 손질하고 있으니 기적을 기다리기는 어려운 감이있다.
○…60년대말 미국의 캠퍼스를 휩쓴 반전운동의 주역은 2차대전후의 이른바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이제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전쟁보다는 주택부금을 걱정하는 보수적 샐러리맨이 되었다. 이들은 또 TV를 보면서 자라난 첫 TV세대다. 이들에게 있어서 TV라는 매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줄 아는 「TV대통령」「레이건」이 우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레이건」은 이 전후세대에「부권상」으로 받아 들여지고있다 (뉴욕타임즈지). 그는 TV매체에 맞도록 선거쟁점에 관해 긴말을 않고 상품선전 문구처렴 이미지 중심의 짧은 문장을 써서 청중을 열광케 한다.
『TV의경우 매체 그 자체가 메시지』라는 「맥루언」의 금언을 그는 실천하고 있다. 「먼데일」이 조리있게 문제를 설명하고 「레이건」의 잘못을 무섭게 공박하고 있지만 「레이건」은 이에 반론을 펴는 대신 『그건 모두 소인의 목소리』라고 일축하고 웃어버린다. 그러면 정중은 또다시 열광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뉴욕타임즈지는 「레이건」의 선거운동이 인상파정치」라고 빈정대고 있지만 사?보다는 인상에 중독된 TV세대는 들려오는 말의 내용을 차근차근 새겨볼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것같다.
○…「먼데일」은 미소관계, 핵위협, 빈부격차, 중동·중미문제등 굵직한 문제들을 제기하면서 「레이건」을 공격해 봤지만 어느 하나도 여론의 호응을 못받게 되자 이렇게 한탄했다.
『나익 적은 「레이건」이 아니고, 정치인이란 모두 나쁘다고 보는 유권자들의 절망감과 냉소주의다.』
○…「레이건」대통령은 지난주 시카고근교의 볼링브루크 고등학교에 나타나 유세를했다. 또 지난 27일에는 워싱턴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자네들 세대에서는 광채가 난다』며 어르는 연설을 했다. 「오닐」 하원의장 (민주당)은 이 연설에 대해 『정책적으로는 젊은이들의 앞날을 막으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은 위선자』라고 공박했다.
「레이건」대통령은 「먼데일」과의 1차 TV토론에서 자기가 대통령감으로는 너무 늙었다는 여론이 인후부터 부쩍 젊은 층과 어울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또「레이건」을 수행하는 기자들은 그후부티 짧은 거리는 리무진을 타지 않고 걷는 경우가 많아졌고 TV카메라 앞을 지나갈 때면 걸음이 감자기 경쾌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그가 「먼데일」에 훨씬 앞서있지만 앞승의 가능성에 조그만 그늘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나오는것이라고 기자들은 수군거리고있다.
○…「레이건」대통령이 80년 선거에서 승리한것은 민주당 보수파 유권자들이 「가터」 를 버리고 「레이건」을 지지한 덕분이다. 그래서 이번에도「레이건」은 지난번에 자기를 밀어준 민주당계 유권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과거 민주당 인사들을 칭송하는 발언을 자주한다.
그 결과 자기당의 우상을 빼앗긴 골이 된 「먼데일」은 「레이건」이 『살아있는 민수당은 미워하고 죽은 민수당만 좋아한다』고 격분하고 있다. 그는 특히 최근 「레이건」대통령이 「케네디」를 칭송하는 발언에대해 『「레이건」은 「케네디」가 살아있을 때는 그를「마르크스」와 「히틀러」에 비유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이 「레이건」이 그런식으로 「케네디」를 비유한것은 사년전 일인데 지금와서 그걸 거론하는건『저질논쟁이 아니냐』고 반문하자 「먼데일」은 『성인이된후에 「케네디」를 「마르크스」나 「히틀러」에 비유한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고 응수.
○…「레이건」대통령이 『걸핏하면 무력을 사용하려고 드는 카우보이』라는 반대파의 비난과 관련, 아마겟돈 (신과 반신과의 세계종말의 전쟁)논쟁이란 것이 일고있다.
「레이건」은 지금까지 적어도 11번, 구약성서에 언급된 아마겟돈을 핵전쟁과 연관시켜 말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발언들은 우리세대에 아마겟돈이 올 가능성이 많으며 그 주역이 소련일 가능성이 많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발언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레이건」대통령이 핵전쟁에 의한 아마겟돈이 우리시대에 온다는 숙명론자라면 그는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대신에 핵전쟁을 준비할 위험인물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레이건」대통령은 지난번 토론에서 자기는「철학적 토론의 수준에서서」아마겟돈을 거론한것이지 현실문제와 결부시킨적은 없었다고 변명했었다. 그러나 아마겟돈에 대한 「레이건」의 발언은 핵반대론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쟁점으로 남아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