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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남 > 여' 생각의 틀 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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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회의원 50명이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국회에 제출하며, 호주제 존폐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여성단체 등은 "양성 불평등의 대표적 사례며, 특히 이혼 여성과 자녀들에게 고통이 크다"고 호주제 폐지를 주장한다.

반면 유림(儒林) 등은 "없앨 경우 전통적 가정의 근본이 흔들리며 이혼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맞선다. 호주제 논쟁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양성 불평등 실태와 양성 평등 실현 방안을 알아본다.

'꼬꼬마 텔레토비'는 KBS 2TV에서 1998년 10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방송된 인기 유아 교육 프로그램이다.

텔레토비의 등장인물은 네 명의 외계인 친구들인데, 이들은 보편적인 성의 구분에서 벗어나 있다. 보라돌이와 뚜비가 남성이고, 나나와 뽀가 여성이라는 설정만 짐작할 수 있을 뿐 외형이나 행동에서 그 차이가 드러나진 않는다. 그들은 더불어 살아갈 뿐이다. 남성과 여성은 똑같은 인간이며 동등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원시 공산시대에는 남녀가 각기 능력과 생리적 특징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으며 생활했으므로 차별이 없었다. 그 뒤 사유재산제가 발달하며 남녀의 경제력 차이가 가부장제(家父長制)를 낳게 했고, 사회가 계급으로 나뉘며 남존여비(男尊女卑) 풍습이 생겼다.

근대에 들어 산업혁명과 함께 여성도 노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남녀평등사상이 싹트기 시작했다. 남녀평등 운동은 정치(참정권).교육.직업에 있어 기회 균등과 노동에서의 동일임금 요구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도 여러 가지 면에서 여성이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취업이 어렵고, 승진 기회가 적고, 임금도 적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회사 일과 집안 일을 모두 척척 해내야 한다. 여성이므로 정치인보다는 교사나 소설가 등 '여성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강요받기도 한다.

여성과 남성은 분명 신체적으로 다르고 삶에 대한 지향점도 다르다. 하지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차별해도 좋은 존재로 여긴다면 문제다.

중요한 것은 성이 달라도 차별 없이 화목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양성 평등은 여성이나 남성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고 서로 힘을 합해야 한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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