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몸 불사조되어…"5인의 낭자군 적지서 꿈같은 드라머연출|종료직전신들린역전4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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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상해=조이권 특파원】38분간 줄곧 뒤지다 마지막 1분20초를 남기고 역전을 이룬 드라머였다. 3분17초를 남기고 61-54로 뒤질때만 해도 승리의 여신은 한국을 외면하는듯했다.
그러나 이후 중공의 범실을 틈타 연속폭발한 슛, 특히 막판 최애영의 연속2골이 결정적으로 승부를 가름했다.
한국은 24일밤 상해체육관에서 끝난 제10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ABC)최종결승에서 거인 중공에62-61로 극적인 역전승, 지난78년 제7회 콸라룸푸르대회이래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의 수훈 최애영(상업은·24점)은 마지막 볼을 잡고 있다가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볼을 플로어에 내던지며 두손을 높이 쳐들어 기쁨을 가누지 못했다.
승리의 주역인 성정아 김화순 이형숙 등은 아픈 몸으로 분투한 주장 박찬숙을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는 LA올림픽때의 재판이었다.
한국의 작전이 그때의 상황과 비슷했다.
승패가 갈린것은 경기종료2분전. 시종 뒤지던 한국은 박찬숙의 골밑슛으로 61-58로 바짝 추격, 중공 송효파의 결정적인 패스미스에 힘입어 최애영이 사이드 중거리슷을 성공시켜 1점차로 따라불고 다시 중공의 단신가드 총학제의 워킹반칙으로 얻은 찬스를 최가 중거리슛으로 연결시켜 게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가 시작된 후 최초로 잡은 리드를 승리로 이끈 극적인 순간이었다.
중공은 경기종료 1분전 62-61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권을 갖고 있었으나 패스미스를 범해 역전기회를 놓쳤다.
경기는 처음부터 중공의 페이스였다.
한국은 이날 심한 감기몸살로 이틀간 누워있던 센터박찬숙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고전했다.
중공은 2m의 장신 정해하를 골밑에 세우고 유청·송효파·총학제가 빠른 공격으로 한국골밑을 유린, 착실히 득점했다.
한국은 철저한 대인방어로 중공의 공세를 저지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반을 34-29로 뒤진채끝낸 한국은 후반들어 박찬숙이 골밑에서 맹활약 하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은 후반6분 48-35의 열세에서 박의 골밑슛과 최애영의 중거리슛이 터져 착실히 실점을 만회, 16분께 58-52로 따라붙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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