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변 철야점검 | 경찰 대부분 첫날밤 일시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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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경찰병력이 투입된지 2일째인 25일 학생과 교수들은 타율로 되찾은 안정을 지키면서 1학년기초과정중간고사 마지막날 응시율과 경찰철수시기 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24일에 이어 교내 곳곳에 배치된 경찰병력 사이를 뚫고 등교한 학생들은 곧장 도서관으로돌어가 책을 읽거나 시험을 치렀으며 교정에 모여 앞으로의 사태를 걱정하는등 침통한 분위기였다.
학생들의 동태를 지켜보던 한교수는『시험 융시율의 높고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이번 사태로인해 더욱 벌어진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가 더큰문제』 라고했다.
○…서울대교내에 투입, 캔퍼스 전역에 배치됐던 경찰병력 40개중대 6천4백20명은 24일하오8시30분쯤 10개중대 1천4백여명만을 남기고 서울대에서 일시철수했다.
교내투입 첫날밤을 맞은 경찰은 3∼5명씩 조를짜 구내숲속과 학교경계선등을 수색하고 학생회관 도서관·각 대학건물 내부와 주변을 점검하며 철야근무했다.
하오11시쯤에는 서울대후문앞 1백m쯤에서 학생1백여명이 삼삼오오 짝을지어 후문쪽으로 접근, 경찰을 긴장시켰학생들은 경계중인 경찰을 보고 모두 뿔뿔이 흩어져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일시철수했던 병력은 25일상오5시50분부티 다시 교내로 들어가 30여분만에 원래 위치에 배치됐다.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시험은 보지않지만 공부를 하기위해 등교했다는 이모군(20·국문과2년)은『교수님들이 좀더 열성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에 임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서울대병력투입에 4∼5명으로 짜인 특수사진반 23개조를 편성.
경찰은 그동안 시위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학생들을 연행해 왔던 종전의 방법이 오히려 시위를 자극해왔다고 판단, 전문적인 사진사를 동원해 시위장면을 찍고 주동학생의 신분을 확인한뒤 모두 훈방키로 했다는것.

<서울대생 5백명 교내곳곳서 시위>
25일하오1시20분부터 서울대중앙도서관 왼쪽 자연과학대학 생물관앞 잔디발에서 서울대생 5백여명이 노래를 부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학생들은 먼저 중앙도서관 중앙복도에서 40여명이 5∼6영씩 스크럼을 짜고 사회과학대학쪽으로 몰려나왔다. 이어 잔디밭에 앉아 이를 지켜보던 학생들이·함께「타는 목마름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등의 노래를 부르며 사회과학대학쪽으로 진출하려했다.
학생들은 사복 경찰이 앞을 가로막자 다시 자연과학대학 생물관쪽으로 몰려가 하오2시 현재 계속 노래를 부르며 연좌시위를 계속중이다.
학생들이 연좌한 잔디밭주위에근 정사복경찰 2백여명이 배치돼 동태를 감시중이다.
시위장소에서 1백m쯤 떨어진 인문사회관3동 입구에서는 인문사회대생 1백여명이 이들과 동조, 노래를 부르다 교수10여명의 만류로 해산했으며 도서관 복도에서 1백여명이 동조시위를 했다.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하오1시30분쯤 남세진학생처장이 학생들 앞에 나가『이유를 막론하고 해산하라』고 설득하자 학생들은 도서관앞 광장과 도서관건물 중앙통로 등으로 자리를 옮겨 『어용총장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했다.
남처장과 교직원등 1백여명은 계속 학생들에게 해산할 것을 종용했으나 말을 듣지않았다.
한편 서울대총학생회 민주화투쟁위는 25일하오「경찰은 즉각 철수하라」「언기법·노동3법등을 개정하고 전면해금을 실시하라」는 등의 주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또 26일 하오1시에는 중앙도서관앞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11윌3일에는 연세대학에서 각각 모임을 갖기로 했다.

<서울교대여학생 2층서 추락 중상 시위 벌이다>
23일 하오1시30분쯤 서울교육대학 강의동2층 난간에서 횃붕을 들고 시위하던 정명옥양(23·윤리과4년)이 1층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져머리뼈에 금이가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정양등 학생 3백여명이 시위를 벌이던중 학교직원이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소화기 2대를 분사, 분말이 정양의 얼굴을 덮는 바람에 몸의 균형을 잃어 일어났다.
학생들은 이날 학교측이 지난 17일하오 졸업생의 교사임용보장을 요구하며 교내시위를 주동했던 학생 7명을 제적·정학시킨 징계조치의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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