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직경 3㎝ 미만 조기 발견땐 간암도 불치병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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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홀뮴이냐 고주파냐.'

직경 3㎝ 이내 간암 환자들은 '심각한'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홀뮴 166을 이용한 동위원소 치료와 고주파 열치료는 최근 몇년 사이 등장한 최신 간암 치료법. 하지만 시술 대상과 원리, 그리고 치료 성적이 비슷해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대한간학회에서도 두 시술법이 그동안의 치료 성적을 동시에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날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교수팀은 1999년 6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홀뮴 치료를 받은 40명에 대한 장기 추적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들의 평균 암 크기는 2.3㎝였다. 시술 2개월 후 78%(31명)에서 종양의 완전 괴사가 관찰됐다. 이중 지름 2㎝이하 환자는 12명 가운데 92%(11명)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졌다.

2년간의 장기 추적에선 36명 중 7명이 재발했고, 암 크기 2㎝미만 10명은 재발 없이 치료효과가 유지됐다.

고주파 열치료 법을 활용한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임효근 교수는 99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평균 종양 크기 2.4㎝인 간암 환자 3백74명의 치료 성적을 발표했다.

1.2.3년 생존율은 각각 93%.79%.69%. 특히 종양 크기가 2.5㎝이하이며 간기능이 좋았던 환자의 3년 생존율은 81%로 나타났다. 반면 종양 크기가 2.5㎝ 이상이며, 간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3년 생존율이 26%에 불과했다.

홀뮴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일종으로 간 종양에 직접 주입, 이곳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베타선이 암세포를 죽인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2호라는 점도 특이하다. 동화약품과 원자력연구소가 개발해 '밀리칸'이라는 이름으로 공급하고 있다.

고주파 열치료는 전극이 달린 바늘을 암 덩어리에 삽입, 전극침에서 발생하는 섭씨 1백도의 열로 암세포를 괴사시킨다. 지름 5㎝ 이상의 암은 두 세차례 중복 시술한다. 국내에는 세가지 제품이 수입돼 초기 간암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한광협 교수는 "시술을 받고 다음날 퇴원할 정도로 두 치료법 모두 간단하고 획기적이지만 암 덩어리가 3㎝ 이상일 경우에는 완치율이 낮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조기 발견을 하면 간암은 이제 난치 또는 불치의 질환은 아닌 것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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