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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이 싫다" 사찰 야산에 폐건전지 버린 50대 남성 구속

중앙일보

입력

인천시 청량산에 있는 사찰 인근에 폐건전지 3.2t을 버리고 도망간 50대 남성을 경찰이 찾아냈다. 종교시설에 불만을 가진 이 남성은 앞서 성당 등 다른 종교시설의 차량과 정원수 등도 훼손하다 경찰에 구속된 상태였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청량산 흥륜사 미륵불 뒤편 야산에 건전지와 휴대전화 배터리 3.2t을 불법 매립한 혐의(자연훼손 및 재물손괴 등)로 송모(54)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또 흥륜사 정토원의 출입문과 에어컨 컨트롤 박스에 강력 본드를 뿌려 고장을 내거나 공양방과 창고 등의 전기판넬 온도조절장치를 떼어간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해 5월부터 연수구 일대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폐건전지 수거함을 돌며 폐건전지를 모았다. 이후 여러차례에 걸쳐 흥륜사 미륵불상 인근 야산의 땅을 판 뒤 폐건전지 등을 묻고 낙엽으로 덮었다. 그는 또 지난 1년간 신도인 것처럼 흥륜사를 드나들며 9차례에 걸쳐 재물손괴·절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폐건전지를 매립한 현장 일대에서 수거한 담배꽁초에서 송씨의 DNA를 확인하고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소문했다. 송씨는 이미 옥련동의 한 카톨릭 성당에 주차된 성직자들의 차량을 공업용 커터칼로 긁고 정원수를 톱으로 자르는 등 재물손괴 혐의로 인천연수경찰서에 구속된 상태였다.
송씨는 현재 모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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