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보다「나까소네이후」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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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임기가 오는 11월24일로 끝나게 됨에 따라 당내에 총재 선출을 둘러싼 파벌간의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있다.
16일 하오에 열린 당최고 고문회의는 그 첫 신호라 할수 있다.
자민당 총재는 소속 중·참의원의 투표로 선출하며 후보가 4명 이상일때는 당원투표에 의한 예비선거를 치르게 돼있다.
82년 총재선출때는 「나까소네」(중증근강홍) 현총재 (수상), 「고오모또」(하본민부)경제기획청장관, 「아베」(안배진태낭·복전파) 외상, 「나까가와」 (중천일낭·사망) 전과학기술처장관등 4명이 경합, 예비선거에서 불꽃튀는 선거전을 벌였었다.
그러나 이번의 총재선출은 내정·외교면의 실적으로 국민의 지지기반을 강화한데다 당내 최대파벌인 「다나까」(전중각영) 파의 지원을 받는「나까소네」 총재의 재선이 거의 확실한 정세여서 협의에 의한 단일후보 옹립의견이 강력히 대두되고 었다.
16일의 당최고 고문회의도「당풍쇄신과 거당체제확립」「협의에 의한 후보단일화, 예비선·본선회피」라는 두가지 원칙만을 결정하고 싱겁게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벌간에 줄다리기가 있을 것으로보는 것은 「나까소네」 수상의 다음차례를 내다보고 각파벌간에 당내요직쟁탈전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단일후보옹립에 이론이 없으면서도 「협의에 의한 단일화」라는 표현으로 「협의」를 강조하는 이유도 「나까소네」단일후보 지지를 조건으로 자파 후보를 요직에 앉히는 흥정을 하겠다는 얘기다.
「스즈끼」(영목선행)파의 차기수상후보인「미야자와」 (궁택희일) 전관방장관이 협의에의한 단일후보결정이 실패하면 총재경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같은 차원에서 그 진의를 읽어야 한다는것이 정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미야자와」가 내심 이번에노리는 자리는 차기 총재의 보증수표라 할수 있는 간사장자리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후꾸다」(복전규부)파의「아베」 외상도 같은 입장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나 전략상 총재출마의 공식선언은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파벌의 이같은 움직임에대해 수상파벌인 「나까소네」파와 「나까소네」 수상을 등에업고있는「다나까」파에서는『협의를 핑계로 인사문제에 조건을 붙인다면 그런 협의는 필요없다』『선거로 결판짓자』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있다.
상식적으로 보아 다른 파벌의 협조를 부탁해야할 입장에 있는 집권파에서 이처럼 고자세를 보이는 배경에는「스즈끼」파가 공공연히 수상후보로 내세우고 있는「미야자와」씨에 대해 「다나까」파나 「나까소네」파측은 이번총재선출에는 물론 차기총재로서도 지지를 보낼수 없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는점과 이문제로 같은 주류인 「스즈끼」파와 결별하더라도 총재선거에 이길 자신이 있다는 수의 논리가 작용하고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자민당 국회의원수는 중의원2백56명, 참의원1백36명으로 합계 3백92명이다.
그중 「다나까」파가 1백18명으로 가장많고 그밖에 「스즈끼」파 79명, 「후꾸다」파 67명, 「나까소네」파 65명, 「고오모또」파 35명, 무파벌28명의 세력분포를 보이고 있다.
현 「나까소네」정권을 지탱해 온것은 이중 주류파로 불리는 「다나까」「스즈끼」「나까소네」3파벌로 2백62명의 압도적 다수를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미야자와」씨에 대한문제로 「스즈끼」파가 현체제에 반발, 반기를 드는경우 주류파의 세력은 1백83명으로 과반수에 미달하게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파벌 28명중 20명정도가 사실상 「다나까」파의 세력권안에 드는 인물들이어서 표대결을 하게되는경우 「스즈끼」파를 제외하고도 과반수를 넘길수 있다는게 주류파의 계산이다.
주류파에서 「미야자와」씨를 기피하는 이유는 「다나까」전수상이나 「나까소네」현수상의 개인적인 감정외에 어느누구를 미리 차기 총재후보로 보증하는 경우 「다나까」재판등 앞으로의 문제에서 흥정의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주류로서는 「미야자와」씨뿐 아니라 다른 어느누구와도 사전흥정은 하지않는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도「나까소네」 재선을 지지, 주류파의 입장을 강화시겨 주고 있을뿐 아니라 다수 후보경합에 의한 예비선거의 가능성마저 희박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관심을 끄는것은 새체제하에서 누가 당간사장이 될것이냐는 점이다.
현 간사장 「다나까·로꾸스께」(전중육조·영목파)는 당뇨병으로 헛소리를 자주해 외교문제까지 일으킨 인물인만큼 이번에 물러 앉을 가능성이 많은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비주류의 「아베」외상설도나오고 있고 「아베」외상이 총재출마여부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것도 그때문이란 해석이 있으나 총재경합에 나선일이 있는 실력자이기 때문에 어려우리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까소네」총재의 재선을 낙관하고 고자세를 보이는 주류에 대해 「스즈끼」파를 포함한 비주류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일본정국의 향방이 판가름 날것으로 보인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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