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연극의 길 알려주신 임영웅 선생님께… ‘40년 배우’ 윤석화, 연기 선물로 보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연극배우 윤석화(59·사진)가 무대로 돌아온다. 임영웅(79) 극단 산울림 대표의 연출 인생 60주년을 기리기 위한 헌정 연극 ‘먼 그대’를 통해서다. 소설가 서영은의 198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단편소설 ‘먼 그대’를 윤씨가 모노 드라마로 각색, 직접 연출하며 연기도 한다. 2010년 ‘베니스의 상인’ 포샤 역 이후 5년 여만의 무대 복귀다.

 26일 서울 서교동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화는 “선생님은 내가 갖고 있던 감성에 감각을 얹어주신 분”이라며 “연극이라는 길에서 선생님께 배운 것들을 땀땀이 수놓는 심정으로 이 작품 속에 온전히 담아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먼 그대’ 공연은 다음 달 18일부터 7월 5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다.

 75년 민중극단의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윤석화는 88년 ‘하나를 위한 이중주’를 시작으로 2006년 ‘영영이별 영이별’까지 임 대표와 일곱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그와 가장 많이 작업한 연출가가 바로 임 대표다.

 “선생님이 86년 내가 기획·연출·주연·제작한 뮤지컬 ‘송 앤 댄스’를 보고 ‘걔 물건이다’ 칭찬하셨다고 해요. 그 말을 전해듣고 용기내 찾아간 게 선생님과의 첫 인연이죠. 처음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으로 생각했는데, 인자한 아버지 같으셨어요. 낮 공연과 저녁 공연 사이 식사를 거르는 내게 직접 앞치마 두르고 고기를 구워주신 적도 있답니다.”

 그가 헌정 공연 작품으로 고른 ‘먼 그대’는 30대 후반 출판사 말단직원 문자의 답답하리만치 우직한 사랑 이야기다. 유부남 한수를 조건 없이, 묵묵히, 고통스럽게 사랑한다. 그는 “나와 선생님이 ‘문자’라면 ‘한수’는 관객”이라며 “관객을 향한 조건없는 사랑이 우리에겐 최고의 가치이고 희망”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5년간 공연 제작·연출자로 주로 활동했던 그는 이제 ‘연극배우 윤석화’에 충실할 생각이다. 올 11월엔 그의 연기 인생 40년에서 가장 빛났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내년 3월에는 신작으로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그는 “ 무대에서 관객과 내가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에 설렌다. 마치 첫사랑을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jy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