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엔가입 적극추진|소-중공에 거부권자제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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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최근 우리나라의 유엔가입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하나로 미국과 일본을 통해 소련및 중공에 한국의 유엔가입안이 제출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치 말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기간중 뉴욕을 방문, 각국외무장관과 연쇄외무장관회담을 가졌던 이원경외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슐츠」미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는것이 첩경이며 북한이 이를 반대한다면 한국만이라도 우선 가입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소외상회담때 「그로미코」소련외상에게 한국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소련이안보이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의 유엔가입에 거부권을 행사치 말도록협조를 요청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어 지난달 28일 「아베」일본외상과의 회담에서도 한국정부의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중공과 소련에 한국의 유엔가입 실현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치말도록 설득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슐츠」국무장관은 한국정부의 뜻을 소련외상에게 전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아베」외상도 중공에 이같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다짐한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76년부터 유엔총회에 한국문제를 상정치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이후 한국의 유엔가입문제도 원칙적인 면에서 가입 당위성만을 천명해 왔을뿐 구체적인 외교이니셔티브는 없었으나 이번 이장관의 움직임으로 우리정부의 유엔가입 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외무부의 한관계자는 『이장관이 중공과 소련에 협조를 요청한 사실은 정부가 유엔가입정책을 보다 구체적으로 추진하자는 의지』라고 풀이하고『당장 유엔가입이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노력으로 여건을 조성해 나가자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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