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영수상 2분차로 위기 모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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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이제훈특파원】「대처」수상등 영국정부 수뇌부를 노린 반영아일랜드공화군 (IRA)의 그랜드호텔 폭발사건으로 보수당 하원의원 1명등 4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
폭발당시 호텔 4층에 머무르고 있던「대처」수상은 2분간의 시간차로 무사했다.「대처」수상은 사건 직전 호텔방 욕실을 사용하고 이날 그랜드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보수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연설문을 손질하고있었는데 2분전에 사용했던 욕실이 폭발사건으로 바닥이 내려앉아 간발의 차이로 화를 면했다.
이 사건으로「대처」수상이 묵고있던 방 유리창이 모두박살나고 이 호텔의 5층에서 8층까지의 중간부분이 완전히 내려앉았으며 호텔건물 가운데는 위에서 1층까지 크게 금이 갔다.
「대처」수상과 같은 호텔에 묵고있던 26명의 보수당 각료들 가운데 차기 수상 후계자로 지목되던「노먼·테비트」통산상(53) 내외와 하원보수당 원내총무「존·웨이크엄」의원등이 중상을 입었다.
사건후 IRA는 지하방송과 살포한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행위임을 밝히고『이번에는 실패했지만 언젠가는 성공할것』이라고 위협했다.
「레온·브리턴」내무상은 사건직후 테러범들이 7∼9㎏의 강력폭발물을 사용한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건이 난 그랜드 호텔은 브라이튼시의 해변에 위치한 빅토리아 풍의 8층건물로 폭탄폭발로 4층에서 6층 사이에 가로 15m, 세로 7m의 큰 구멍이 뚫려 밤주으이 비극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전당대회 조직실무자인「하베이·토머스」씨는『폭발당시 호텔방의 모든 벽이 진동했으며 천장도 뒤틀리면서 수도관이 터져 물벼락이 내렸다』고 악몽같았던 사건당시를 설명했다.
또「대처」수상의 침실부근에 투숙했던 당부의장인「에마·니콜슨」여사는『우리들이 앉아 웃고 농담하던 의자들이 한순간 성냥개비처럼 부서졌다』고 공포의 현장모습을 전했다.
보수당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북아일랜드 문제를 주로 다루는 이번 전당대회 마지막날 회의를 장소를 옮겨 예정대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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