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자산배분의 대가 데이비드 스웬슨 예일대 CIO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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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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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가 컬럼비아대와 함께 최근 10년간 가장 돈을 잘 굴린 미국 대학으로 꼽혔다. 블룸버그가 미국 대학의 기금운용을 분석한 결과 두 대학의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11%였다.

예일대 기금 운용 30년 연평균 수익률 14.4%

예일대가 탁월한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데이비드 스웬슨(61·사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있다. 위스콘신주립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리먼브러더스, 살로몬브러더스 등 대형 투자회사에서 일하다 1985년부터 예일대 기금 운용을 맡았다. 그가 합류할 당시 10억 달러였던 예일대의 기금은 2008년 금융위기 전 229억 달러로 늘었다. 그가 운용을 맡은 30년 간, 예일대 기금은 연평균 14.4%의 수익률을 올렸다.

‘예일모델’로도 불리는 투자방법의 핵심은 자산배분(multi-asset class investing) 방식에 있다. 채권 위주로 기금을 운용하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예일대 기금은 주식 비중을 늘리고 원자재, 이머징마켓,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에도 투자했다. 5~6개의 투자처에 자산을 배분하고 수익이 나면 비중을 줄여 다른 곳으로 옮기는 리밸런싱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그의 투자 방식은 미국 대학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현재는 대다수의 학교가 예일모델을 따르고 있다.

몇몇 대학들은 스웬슨의 후배를 영입해 기금 운용을 맡기고 있다. 스탠퍼드대의 로버트 월래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세스 알렉산더, 프린스턴대의 앤드류 골든, 웨슬리언대의 앤 마틴 등 미국 대학 기부금 상위 10개 대학 중 4곳의 투자 담당이 스웬슨의 후배다. 현재 미국 대학 기금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359억 달러를 운용하는 하버드대이며 텍사스대(254억 달러)와 예일대(239억 달러)가 뒤를 잇고 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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