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학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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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려대의대 구병삼교수(산부인과)는 최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냉동보관했던 정자를 시험관 안에서 여성의 난자와 체외수정 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구교수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 9월30일까지 모두 33회에 걸쳐 냉동정자의 수정시험 결과 이중 23회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체외수정이 확인된 23회의 실험은▲난자·정자 각1개가 4회▲난자 하나에 두개의 정자가 들어있는것 8회▲제1세포기 7회▲제2세포기 3회▲제8세포기 1회등이다.
이같은 실험을 하기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남자의 정자를 냉동처리했다가 이를 다시 녹였을때 정자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도록 하는 의학적인 처리.
구교수는 정상적인 활동을하도록 정자를 냉동처리하기위해 난황보호액, 글리세린보호액, 페루베이트보호액등 냉동보존배양액을 사용했다.
이들 배양액을 이용, 냉동했던 정자를 다시 녹였을때의 활동성은 채취한지 2시간후의 것은 81.4%, 8시시간후의 것은 54.4%, 18시간후의 것은 47.2%로 채취후 빠른 냉동에서 성공률이높았다.
이것은 신선한 정자가 같은경우에 각각87.2%, 67.7%, 54.4%인 점으로 미루어 냉동으로 활동성은 다소 약해지지만 큰 문제점은 보이지 않았다.
이 실험은 시험관 안에서의 수정일뿐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에 이르게하는데까지 성공한것은 아니다.
한편 구교수는 『54년부터 64년까지 냉동정자에 의해 태어난 25명의 아기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 분야에 대한 실험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불원간 정자은행을 설치,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자은행은 정자가 모자라 임신이 안되는 남편의 정자를 충분량 모아두였다가 부인에 인공수정시키거나 정관수술을 앞두고 남편의 정자를 미리 받아두는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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