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77명 변종AI 감염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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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에서 양계장 종사자 77명이 H5N2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H5N2형 바이러스가 조류에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일 수 있다고 일본 보건당국 관리가 말했다.

지난해 AI가 발생했던 이바라키(茨城)현과 도쿄(東京) 인근 사이타마(埼玉)현 양계장 종사자들이 H5N2형 AI바이러스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감염이 의심되는 77명은 모두 임상적으로 별다른 증상이 없고 바이러스도 검출되지 않았다. 앞으로 발병할 우려나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후생노동성은 밝혔다. H5N2형은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H5N1형보다 독성이 약한 변종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3년 이후 H5N1형 AI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은 76명에 이른다.

한편 AI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자산 규모 세계 3위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AI로 직원의 절반이 근무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해 비상대책을 마련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기업 차원의 AI 대책 중 가장 강도 높은 것이어서 앞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책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HSBC 비상경영팀은 최근 AI 확산으로 직원의 50%가 3개월 동안 사무실 근무가 어려울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마련했다. 사무실 근무자들의 안전을 위해 매시간 사무실을 청소하고 방역 작업을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밥 피고트 비상경영팀장은 "AI가 어떻게 확산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다른 은행들도 유사한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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