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음식조절로 막을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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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문제는 건강이다. 건강한 심신으로 장수하겠다는 욕망은 인류가 태어나서부터의 소망이지만 여러 가지 환경요소들이 나빠진 요즘에와서는 더욱 큰 바람이 되고 있다. 건강문제중에서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암. 암의 조기진단방법이나 치료법이 발전돼 일부 암은 90%이상의 5년생존율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암=사망이라는 등식이 일반인들의 마음속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건강에 이상을 느껴 진단을 받은 결과가 암으로 밝혀지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일단 주변정리에 눈을 돌리는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부담을 안겨주는 암은 예방이 불가능한 것인가. 최근의 연구는 이 문제에 관해 『그렇지않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본인이 평소 생활하는중에 약간만이라도 마음을 쓴다면 암의 발생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암전문가들의 지론이다. 특히 음식물과 기호품에서 주의를 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발생원인>
암이 왜 생기는가에 관해서는 아직 확립된 이론이 없다. 암은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생기고, 방사선이나 태양광선에 의해서도 생기며,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생긴다.
이같은 발암물질에 노출됐다고 해서 바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또 누구에게나 똑같이 작용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암세포만 생긴채 그것이 자라지 못하고 그대로남아있어 천수를 다하는 경우가 흔하다.
노쇠해서 사망한 사람들을 해부한 결과 20%이상에서 자라지 않은 암이 발견됐다는 보고등이 이를 입증해준다.
암의 발생원인은 잘 모르지만 어떤 경우에 암이 발생하는지에 관해서는 그런대로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있다.
정상적인 세포가 음식물·화학물질등 특정한 자극을 계속 받게되면 암세포화 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여기에 특정물질이나 자극이 가해지면 급속도로 암세포가 늘어난다는 암 유발인자와 촉진인자설이 그것이다. 이런 자극이 세포의 유전자속에 들어있는 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무한히 증식하는 암세포를 만들게 된다고 보고 있다.

<암과 음식물>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리처드·돌」박사 같은이는 음식물이 중요한 인자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미국 암환자들을 조사한 연구보고서에서 암발생의 35%는 영양학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며 30%는 흡연, 3%는 음주, 7%는 생식및 성행위, 3%는 지구물리학적인요인, 10%는 간염등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수치는 지난 81년 일본 나고야(명고옥)에서 열린 국제암예방회의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당시 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암예방부장 「스찬스베르트」박사는 식생활개선으로 35%의 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금연으로 30%의 예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음식물이 암을 만들기도 하고 예방하기도 하는 것은 음식물에 들어있는 성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음식물은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의 원료가 되므로 건강한 세포를 만드는가,불건강한 세포를 만드는가가 음식물에 달려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음식물과 암의 발생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결과 술 등 몇가지 음식물은 암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녹황색 야채등은 암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히라야마 박사의 연구>
일본국립 암센터연구소의 「히라야마」(평산웅)역학부장은 최근 생활습관과 암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결과를 발표, 관심을 끌고있다.
「히라야마」박사는 지난65년부터 오오사까(대판)등 6개 현에 있는 29개 보건소관내에 살고있는 40세이상의 건강한 남성 12만2천2백61명을 대상으로 17년간 식생활과 암과의 관계를 추적조사해왔다.
조사대상 12만여명중 17년사이 사망한 사람은 2만9천7백명. 그중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8천1백47명이었다.
암으로 사망한 사람들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생활을 조사해본 결과 녹황색 야채가 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히라야마」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매일 흡연·음주·육식을 하면서도 시금치·토마토·당근등 녹황색 야채를 매일 섭취하지 않는 생활자의 암의 걸릴 위험도를 100으로 볼때 흡연·음주·육식을 매일 하지 않으면서 매일 녹황색야채를 드는 사람의 위험도는 40으로 절반이하가 된다.
암종류별로 보더라도 전자의 위험도를 100으로 볼때 후자는 위암에서 50, 간암에서 28, 폐암에서 7로 암에 걸릴 위험성이 극히 낮아진다.
음주·육식은 매일 하지않으나 담배를 매일 피우면서 녹황색 야채를 매일 먹는 사람의 경우는 암에 걸릴 평균 위험도가 65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것 때문에 안피우는 사람보다 25가 높아진다.
이런 사람은 특히 후두암의 위험도가 94로 급격히 높아진다.
흡연·음주·육식을 매일 하면서도 녹황색 야채를 매일 드는 사람은 암의 위험도가 3분의2로 줄어든다. 녹황색 야채를 매일 약간만이라도 섭취하면 위험도가 33정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녹황색 야채가 큰 해독작용을 갖고 있는 때문이라고 「히라야마」박사는 보고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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