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일, 판정승했지만 결정타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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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일밤의 첫 대통령후보간의 토론을 앞두고「레이건」대통령의 한 선거참모는「레이건」이『노 히트, 노 런에, 에러만 없으면』만족한 결과가 될것이라고 말했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레이건」이「먼데일」을 15∼20% 앞서고 있기 때문에 수성의 계만으로도 선거에서의 승세를 유지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90분동안 진행된 이날의 첫대결에서 과연「레이건」은 그정도의 전적에서 그쳤다는것이 중평이다.
챔피언은 언제나 배수의 진을 친 도전자에 취약하다는 정치토론의 선례에 따라「먼데일」은 시종 공세를 취했고「레이건」은 때로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단 한번도 실언을 하지 않았고 현직대통령으로서의 체모를 지켰다.
이에비해「먼데일」은 침착한 어조로 2천억달러에 달하는 미연방예산 적자, 메디케어(노인의료 보조금제도) 삭감, 빈부간의 격차, 세금인상, 낙태문제등을 조목조목 따져 점수를 땄다.
「먼데일」은 이날 토론을 통해 대통령의 그릇으로서는 사람이 너무 순하다는 일반적 여론을 어느정도 깨뜨리는데 성공한것 같다.
그러나 그가 이 토론을 역전의 계기로 만들려면 판정승보다는 KO승을 거둬야 된다는 측근의 기대에는 훨씬 못미쳤다.
「먼데일」이 이날의 첫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이날 토론을 위해「레이건」과 「먼데일」은 다같이 사전준비를 철저히했다.「레이건」대통령은「스토즈먼」예산국장을「먼데일」역으로 삼고 예상되는 질문을 던지게 해 예행연습을 했다.「먼데일」은 콜럼비아대학총장을「레이건」역으로 삼고 예행연습을 했다는 후문이다.
「먼데일」은 한편으로는 자신의 내강성을 과시하기위해「레이건」대통령을 다부지게 공박해야 되지만 반대로「레이건」의 개인적 인기가 높아서 그를 개인적으로 비난할 경우 점수를 잃는다는 딜레머속에서 이 토론을 진행했다.
그래서 그는「레이건」치하에서 부유층이 세금을 덜내고 있다는 공박을 할때 그예로「레이건」대신「부시」부통령을 들어 펀치 백을 삼았다.「부시」는 부통령이 되기전에 수입의 40%를 세금으로 냈는데 부통령이 된 다음에는 12%밖에 내지 않았다고 그는 비난했다.
그리고 마지막 발언에서는 이번토론에「레이건」이 응해준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나도 개인적으로는「레이건」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찬사까지 했다.
그러나「먼데일」이 이날 얻은 득점은 이와같은 구체적인 문제에 관한 발언내용보다는 현직 대통령에 맞서서 별손색없이 1대1의 토론을 했다는 사실자체에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TV를 통해 토론을 시경한 국민의 수는 1억2천만명정도로추산되고있다. 「먼데일」이 그런 규모의 청중을 상대로 연설한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국내문제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을 이번 선거의 제2라운드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와같은 평가는 이번 토론결과가 엄청난 여론의 갭을 메우는데 상당한 영향이었을것이라는 전제 아래서만 나올수 있는 것이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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